양국 협상단 구성은
중재하는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앞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위 사진 왼쪽)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같은 날 샤리프 총리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아래 사진 왼쪽)과도 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미 ‘전쟁 회의론자’ 밴스 전면 나서
백악관 정책기획국장 등 실무진도
이란 측 온건파·강경파 모두 참석
외신 “합의 도출 후 반발 차단 전략”
11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열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는 양국의 대규모 협상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약 300명, 이란은 71명 규모의 대형 협상단을 파견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각각 양국 대표단을 이끌었다.
미국 측에서는 밴스 부통령을 필두로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동안 윗코프 특사가 이란과의 협의를 주도해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표적 ‘전쟁 회의론자’로 꼽히는 밴스 부통령이 협상 전면에 나섰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중재국 역할을 맡은 파키스탄도 밴스 부통령의 파견을 요청했으며, 이란 역시 실용적인 종전 협상을 이끌 적임자로 그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 마이클 안톤 백악관 정책기획국장 등 안보·군사 실무진과 대규모 자문단이 배석했다. 밴스 부통령이 협상 결렬을 발표한 뒤 미 대표단은 본국으로 돌아갔으나, 양국은 실무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대표단에는 갈리바프 의장 외에도 과거 이란 핵합의(JCPOA) 협상을 주도한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과 압돌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이 포함됐다. 금융·제재 전문가와 군 관계자, 법률 고문 등도 참여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협상단이 현장에서 모든 결정을 내릴 전권을 부여받았으며 본국 수뇌부와 실시간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량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은 온건파와 강경파를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정치 스펙트럼으로 협상단을 구성했다. 헴마티 총재와 알리 아크바르 아마디안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온건·실무파는 물론, JCPOA를 체결한 하산 로하니 전 정부를 “배신자”라고 비난한 마흐무드 나바비안 의원과 이스마일 아마디 모가담 이란 국방대 총장 등 골수 강경파까지 이슬라마바드에 집결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이 반대 성향의 인물을 대거 동행시킨 것은 협상력을 높이고 향후 합의안이 도출됐을 때 내부 강경파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협상 참여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경파들은 협상에 나서는 것 자체를 “굴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 같은 행보를 강한 협상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호세인 쉬르자드 이란 정치평론가는 이란이 이번 협상에서 단순히 종전을 목표로 두는 게 아니라 이란과 미국의 장기적인 관계 재설정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엑스에 “이번 협상은 이란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거래 제안’을 미국에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