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기업 개발한 ‘악숭구르’
12시간 비행…장거리 타격 용도
튀르키예 우주항공산업(TAI)이 제작한 대형 무인기 ‘악숭구르’가 소형 무인기 ‘슈퍼 심섹’ 두 대를 날개 아래에 매달고 비행하고 있다. TAI 제공
대형 무인기가 자신의 날개에 작은 무인기 여러 대를 매달고 비행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오래, 멀리 날 수 없는 소형 무인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공중 항공모함’이 등장한 것이다.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은 최근 SNS에서 자사가 개발한 대형 무인항공기 ‘악숭구르’가 자신의 주날개 아래에 소형 무인기 ‘슈퍼 심섹’ 두 대를 매달고 시험 비행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TAI는 공식 자료를 통해 “악숭구르는 감시와 재난 대응 목적의 민군 겸용 무인기”라며 “슈퍼 심섹은 자폭 공격 등에 사용되는 군용 무인기”라고 설명했다.
악숭구르는 길이 11m, 날개폭 24m다. 최대 시속은 250㎞다. 속도는 느리지만 덩치가 크다. 슈퍼 심섹은 길이가 4m, 날개폭은 1.8m다. 악숭구르가 대형 버스라면 슈퍼 심섹은 자전거 덩치다. 대신 슈퍼 심섹은 속도가 빠르다. 최대 시속 1000㎞다. 악숭구르의 4배다.
TAI는 두 기종의 덩치와 속도를 조합했다. 악숭구르를 슈퍼 심섹을 실어 나르는 ‘공중 항공모함’으로 쓰는 기술을 고안했다. 바다 위 항공모함이 소형 함재기를 띄워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하늘에서 차용한 것이다.
악숭구르는 750㎏짜리 물체를 매달고 약 12시간 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슈퍼 심섹(기당 200㎏)을 동체에 붙이고 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시험 비행에서 악숭구르는 슈퍼 심섹 두 대를 날개에 매달고 날았다. TAI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악숭구르는 비행 속도나 방향 전환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TAI가 각자 멀쩡히 하늘을 날 수 있는 무인기 두 모델을 굳이 결합해 공중 항모와 함재기로 만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하면 슈퍼 심섹을 장거리 타격 용도로 쓸 수 있어서다.
슈퍼 심섹은 본래 비행시간이 최대 1시간20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먼 거리를 날 수 없다. 그런데 엔진을 멈춘 채 악숭구르에 매달려 이동하다가 적진 코앞에서 발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멀리 있는 목표물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예전에는 공격할 수 없던 장거리 목표물을 타격하는 일이 가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서도 무인기의 군사적 효용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무인기 성능을 올리기 위한 노력은 각국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