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상품권 ‘구매일로부터 5년’ 소멸시효 적용
서울시, 환급규정 조례에 명문화해 돌려주기로
자치구 조례개정 동참해야 실질적 효과 나타나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관련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권도현 기자
서울시가 발권 후 5년 안에 쓰지 않으면 남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없는 서울사랑상품권의 미사용 잔액 환급을 명문화한 조례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개정조례안이 통과되면 5년이 지난 상품권도 미사용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1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의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지난 9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상품권 소멸시효를 ‘구매일로부터 5년’으로 명시하되,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환급 등 처리 절차를 단계별로 규정했다. 상품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시의 세외수입으로 귀속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법상 상품권의 소멸시한은 5년으로 규정돼 있다”며 “조례에도 이 부분을 명확히 하면서 동시에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때 잔액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민이 상품권을 구입한 후 해외 체류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용하지 못했는데 소멸시효 도래를 이유로 바로 세입으로 환수할 경우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번 개정조례를 보면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품권의 잔액 중 이용자가 구매 시 부담한 금액인 ‘본인부담금’은 시효 완성 즉시 사용자 계좌로 자동 환급된다.
예컨대 10만원권 상품권을 10% 할인받아 9만원에 구매한 후 7만원을 사용했다면, 남은 3만원에 대해 본인부담금 비율인 2만7000원을 환급받는다. 할인보전금인 남은 3000원은 중앙정부와 시·자치구 등 지방정부가 부담한 비율만큼 가져간다.
단 계좌가 등록돼 있지 않거나 해지·정지된 경우엔 자동 환급을 받을 수 없다. 시는 시보와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고, 이용자는 공고일로부터 1년 이내에 환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카카오톡 등 민간 사례를 참고해 소멸 6개월 전부터 이용자에게 문자 등으로 사전 통보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1년이 지나도록 신청하지 않으면 기존과 같이 환수 조치한다.
상품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불 충전금 계좌 이자를 시 세외수입으로 귀속하는 근거 조항도 신설됐다. 조례 시행 전 소멸시효가 완성됐으나 환급되지 않은 본인부담금과 할인보전금에도 소급 적용한다는 조항도 부칙에 담았다.
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은 지난 2022년 7월 첫 발행해 소멸시효가 1년 넘게 남았다. 2020년 1월부터 발행해 2025년 소멸시효가 도래한 자치구 상품권의 총 발행 규모는 5510억원으로, 이 중 미사용 금액은 약 8억원이다. 서울시 조례가 자치구로 확대 적용되면 해당 상품권 잔액의 환급도 가능해진다.
시 관계자는 “입법예고로 의견을 수렴한 후, 서울시 조례가 개정되면 자치구에도 동일 기준으로 조례를 정비하도록 권유할 계획”이라며 “개정 조례의 실질적인 효과는 자치구가 같이 조례정비를 해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29일까지 이번 조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조례·규칙심의회의 심의와 시의회 의결 등을 거칠 예정이다. 실제 환급이 가능해지는 시기는 8~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