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중동전쟁 장기화로 고용시장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고용위기지역 지정제도·고용유지지원금 등 고용안정 지원 제도들의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3일 김영훈 장관 주재로 제3차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중동전쟁발 고용충격 선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조치를 하면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현장에선 원유 수급 차질과 물류 애로로 타격을 받고도 매출 감소 기준을 채우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부는 이에 따라 원유 수급 차질에 직접 타격을 받는 석유 정제품 제조업과 화학물질·화학제품 제조업 사업주, 최근 중동 상황으로 물류 애로를 겪는 중동 수출 사업주에 대해 매출액 감소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용위기지역·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준을 ‘직전 12개월’에서 ‘직전 6개월’로 완화한다. 단기 충격이 1년 단위 지표에 묻혀 위기 포착이 늦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고용위기지역·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고용사정이 현저히 악화되거나 급격한 감소가 확실시되는 지역·업종을 지정·지원하는 제도다.
구직급여 신청자 판단 범위도 넓힌다. 지금까지는 상용노동자 중심으로 폐업·도산,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해고·권고사직 같은 사유만 반영했지만, 앞으로는 일용직의 ‘회사사정에 의한 이직’도 포함한다. 일용직은 상용직보다 고용이 불안정한데도 고용위기 판단 지표에서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이에 따라 폐업, 공사 중단, 공사 종료, 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일용직이 구직급여를 신청한 경우도 고용위기지역·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의 정량요건 판단에 들어가게 된다.
노동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행정예고를 거쳐 이달 안에 관련 고시를 신속히 개정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중동 정세 불안이 실물경제와 일자리에 직접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급망 충격이 취약계층의 위기로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