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청와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13년 만에 한 단계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투스크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그간 쌓아 온 두터운 신뢰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며 “양국이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우주, 에너지, 인프라 분야 등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겠다는 확고하고 분명한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폴란드 총리의 방한은 1999년 예지 부제크 전 총리 이후 27년 만이다. 세계 경계 20위권인 폴란드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심 회원국으로 꼽힌다. 폴란드는 최근 K2 전차와 다연장로켓 천무를 구입하는 등 국내 방산 주요 고객국이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산 협력을 한층 심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 간 방산 협력은 단순한 무기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며 “폴란드 내에 공동생산, 기술이전, 교육 훈련 등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서 폴란드 방산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도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폴란드에 있어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특히 방위산업 쪽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고, 방위산업 협력에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서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에너지 공급망, 인프라, 과학기술 협력 범위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폴란드 내 주요 인프라 구축 사업인 신공항 연결, 바르샤바 트램 교체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요청했다”고 했다. 투스크 총리는 식품 산업 분야 협력을 두고 “(이 대통령이) 소고기 수출 관련해서는 바로 해결해 주실 것을 말씀해 주셨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2년부터 한국 정부에 자국산 식료품과 닭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완화를 요청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공식 방한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안보와 공급망 대응 공조도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총리님과 저는 무엇보다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양국 모두 중동전쟁이 불러온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도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여러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며 “새로운 평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개인적 삶과 민주화 투쟁 경험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쌓기도 했다. 투스크 총리는 “첫 공식 면담이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다. 저희가 비슷한 삶을 살았고, 가치관도 비슷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하고 있을 때 폴란드의 자유노조인 레흐 바웬사는 매우 인상적인 희망의 불빛 같은 존재였다”며 “민주주의의 힘으로 폴란드와 한국이 더 많이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투스크 총리에게 건강관리와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와 그의 반려견을 위한 한복 망토, 총리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뜻에서 부부 학 조형물이 담긴 액자 등을 선물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