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폭력 가해자와 반헌법적 행위자에게 수여된 정부포상을 전면 재검토한다. 고문과 간첩조작 사건 등 과거사 재심 무죄사건 관련자의 정부포상 취소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고문과 간첩조작 등 과거사 재심 무죄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정부포상 취소를 추천기관에 독려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과거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추천기관에서는 이를 바로 확인하기 어려워 정부포상 취소가 제때에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행안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심 관련 소송 현황을 관리하고 있는 법무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과 국가정보원 등에서 추진 중인 과거사 관련 정부포상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관리할 방침이다.
또 12·12 군사반란 등 반헌법적 범죄행위, 중대재해 사고,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등 관련자들의 서훈 취소를 위해 정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료를 추천기관에 제공하고, 서훈 취소를 위한 국무회의 상정 절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 취소된 정부포상의 환수율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상자 사망과 포상물의 분실·멸실 등으로 1985년 첫 포상 취소 이후 지난해까지 취소된 정부포상 총 791건 중 260점(32.9%)만 환수된 상태다. 다만 최근 5년간 환수율은 95.6%에 달한다.
정부포상 취소 후 아직 반납하지 않은 이들 중엔 노태우 전 대통령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관을 지낸 이희성 전 교통부 장관 등이 있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옥조근정훈장과 줄기세포 조작사건에 연루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등은 분실·멸실을 이유로 회수되지 않고 있다.
행안부는 또 국민의 알권리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정부포상의 영예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범위 내에서 취소 사유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는 추천기관에서 정부포상 취소 사실을 관보에 게재할 때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의 과도한 침해 등을 이유로 상훈법상 법적 근거만 공표하고 취소사유를 상세하게 명시하지 않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과거 국가폭력 사건 관련자와 반헌법적 행위 가담자 등의 정부포상 취소는 반드시 이행해야 할 국가의 책무”라며 “모든 국민이 상훈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적절한 정부포상을 끝까지 찾아 취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