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부산 북갑 지역을 방문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 전 대표 인스타그램
무소속 신분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부산시민을 위해 살겠다”며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치러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북갑 보궐선거가 한 전 대표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간 3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갑 보궐선거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얼마 전 부산 북구 만덕에 집을 구했다”며 “하교하는 중학생들과 만났던 그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전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오는 30일 전 의원직을 사퇴하는 시점에 맞춰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그동안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시사해왔다. 그는 지난달 7일 북갑 지역 내 구포시장을 방문했고, 지난달 14일에는 부산 동래구 사직 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관람했다. 지난 8일에는 국민의힘 부산 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오찬을 했다. 지난 10일 KBS 라디오에서는 “저는 노래 가사처럼 좀 ‘읽기 쉬운 마음’이다. 어차피 제 마음은 다 읽으시는 것 아닌가”라며 “부산에 대해 깊은 애정이 있고 부산과 부산시민이 발전하는 것에 대해 아주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전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북갑 야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는 지금 전국을 다니면서 빈집 털러 다니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싸우다가 배신하고 국민의힘과 싸우다가 제명당하고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하는 싸움꾼은 북구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전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하면 한동훈처럼 막지 않을 것인가”라며 “말 돌리지 말고 까르띠에 (시계) 받았는지 말하라”고 맞받았다.
여당에서는 북갑 후보로 하 수석이 차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하 수석에게 “작업이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지만 친이재명계인 이연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날 “하 수석의 출마 가능성이 8부 능선이 넘었다”며 “이번주 중 정청래 대표가 하 수석을 만나 출마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긴 했지만 부산 유일 여당 지역구인 북갑에서 승리하고 지방선거 승부처인 부산시장 선거에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하 수석의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여권 내부에서 강하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정 동력을 더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번에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주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 전 장관이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구포시장에서 상인을 만나 대화하는 영상을 올렸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전 대표가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우리 당 인사가 아닌 정치인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하거나 공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