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2월말 이후 소셜미디어(SNS)에서 ‘친이란’ 영상이 대량으로 유포·확산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스라엘의 소셜미디어 분석업체인 사이브라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3만7000건이 넘는 친이란 가짜 동영상이 유포됐다고 전했다. 이들 영상의 시청 횟수는 1억4500만회에 달한다.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이들 가짜 영상이 재생된 소셜미디어 중에서 틱톡의 비중이 약 70%로 가장 높았다. 사이브라는 보고서에서 “이번 전쟁이 AI 프로파간다(선전) 전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들 가짜 영상은 주로 이란의 군사적 성과를 꾸며내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할리파가 공격을 받아 불타고 쓰러지는 모습과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초고층건물인 마나마타워가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고 화염에 휩싸이는 영상,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이 공격을 받아 불타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대표적인 친이란 가짜 영상들이다.
미 클렘슨대 대런 린빌 교수 등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달 소셜미디어에서는 적어도 60개의 계정이 미국인, 영국인 등을 사칭해 전쟁 발발 직후부터 친이란 게시물을 퍼뜨리는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한 프로필 사진을 올려놓은 이들 계정은 개전 직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거나 이란 민간인 피해를 강조하거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칭송하는 글 등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는 이들 계정이 이란에서 등록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시물들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보고서가 나온 뒤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이들 계정을 대부분 차단했다고 전했다.
린빌 교수는 “확인된 계정은 극히 일부이고, 전혀 파악되지 않은 계정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슷한 공작이 러시아, 중국 등에서도 실시되고 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그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이 같은) 활동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