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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활동에 관하여

입력 2026.04.14 20:03

수정 2026.04.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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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참사 피해자분들과 연대할 때 슬프지 않냐고 어떤 분이 물으신 적이 있다. 내가 이해한 질문의 의미는 인간으로서 마음의 슬픔과 연대활동의 균형을 어떻게 찾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좋은 질문이다. 시민으로서 연대활동도 중요하고 개인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4월을 맞이하여 연대활동의 여러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기억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지역 리본공방에서 노란리본 만들기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기억상점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운영하는 재정사업이다. 가장 기본적인 기억물품인 노란리본 금속배지 1000원, 기억팔찌도 1000원이다. 유가족 부모님들이 직접 만든 물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배송비가 아까우니까 아는 사람들을 모아서 물품을 공동구매해서 나눠 가지면 그 과정 전체가 연대활동이다.

노란리본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노란리본 공방은 대체로 지역별로 있다. 만약 없다면 3명 이상 모여서 4·16연대에 문의하면 재료비 1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일명 ‘군번줄’과 에바폼, 가위, 강력접착제, 그리고 강력접착제를 에바폼에 묻힐 이쑤시개가 필요하다. 강력접착제는 손가락에 묻으면 피부가 상할 수 있고 옷에 한번 묻으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으니 주의하시기 바란다. 나는 2017년에 세월호가 인양됐을 때 목포시민연대와 함께 노란리본을 만들었는데 청바지에 그때 묻은 강력접착제가 아직도 남아 있다.

매월 두 번째 수요일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집중 피케팅이 있다. 그 외에도 문화제, 기자회견, 토론회, 기도회 등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린다. 소식은 4·16연대 홈페이지나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라니 말인데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도 홈페이지가 있으니 소식이 궁금하면 여기서 확인하면 된다. ‘별들의 집’은 경복궁역 6번 출구에 있고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에 열고 오후 5시에 닫는다. 그리고 재난참사 피해자연대가 2023년 12월16일에 발족했으며 2024년 1월31일에 4·16재단 부설 재난참사피해자 권리센터도 문을 열었다. 여기도 홈페이지에서 추모행사 및 연대활동 관련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주희에게> 관람도 권하고 싶다. <주희에게>는 제주 4·3사건 피해자 유가족 ‘성필’(부성필 감독), 가정폭력 생존자이자 암 생존자인 ‘주희’(장주희 감독), 와상장애인 ‘철규’(선철규님),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 경빈 어머님(나에게는 언제나 경빈 어머님이다)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 다큐멘터리다.

성필은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고, 세월호 선체기록단에 참여한 뒤에는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 주희는 젊은 나이에 암투병을 하고 가정폭력 생존자로서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을 하며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나아간다. 철규는 번지점프를 하고 싶은 꿈이 있지만 철저한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글자 그대로 문 앞까지 갔다가 거절당하는 상황만 반복된다.

그리고 경빈 어머니는 단원고 2학년 임경빈 학생이 세월호 참사 당시 어째서 헬기가 아니라 고무보트에 이리저리 옮겨져 5시간이나 걸려서야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찾고 있다. 당시 책임지고 구조했어야 했던 해경에 민사소송을 걸었지만 재판의 결과는 물론 과정 또한 때로는 답답하고 참담하다. 이런 피해자, 유가족, 생존자들이 서로 연대하고 지지하며 나아간다.

<주희에게> 제작사 오마이씨네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앞두고 전국 100개관 개봉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공동체 상영 신청, 관객추진단 참여를 할 수 있다. <주희에게>에는 경빈 어머님이 여러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활동을 하시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실 세월호 유가족분들이나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분들이 전반적으로 연대활동을 많이 하신다. 그러니까 참사 유가족을 만나는 게 슬퍼서 도망 다녀도(?) 피할 수 없다. 연대활동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마주치게 될 것이다. 혹은 이미 마주쳤을 것이다.

같이 피케팅하고 행진한 경험이 쌓이면 얼굴도 익고 인사할 때 할 말도 생긴다. “지난번에 저도 피케팅했어요” “그날 추웠죠” 이 정도 얘기만 할 수 있어도 벌써 덜 어색하다. 연대하면서 나는 뻔뻔해졌다. 그리고 슬픔에 매몰되지 않는 법을 배웠고, 투쟁하는 분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감사하고, 계속 연대할 것이다.

정보라 소설가

정보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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