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보음 차단’ 진술 확보
평소 오작동, 화재 확인 안 해
지난달 20일 14명이 사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당시 회사 관계자가 화재수신기 경보음을 모두 껐다는 진술이 나왔다. 화재 당시 경보음이 울렸으나 얼마 있지 않아 꺼졌다는 진술이 앞서 나왔는데 인위적으로 경보음을 끈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대전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안전공업 관계자로부터 ‘화재 당시 화재수신기의 경보음 스위치를 모두 일시에 차단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다수의 공장 관계자들로부터 “불이 났을 때 처음에 화재경보기 소리를 들었는데 불과 얼마 안 돼서 바로 꺼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한 관계자는 “평소처럼 오작동인 줄 알았다”는 진술도 했다.
이에 경찰은 경보음이 꺼지면서 대피가 지연돼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다고 보고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해왔다. 경찰은 화재수신기에 접근한 회사 관계자를 확인해 조사했으나 이 관계자는 “경보기가 아니라 다른 버튼을 눌렀다”고 진술했다. 추가 조사 과정에서 이 관계자는 진술을 번복해 화재수신기의 경보 장치를 차단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 옆 본관 2층 사무동 통신실에 화재수신기가 있는데, 평소 오작동이 있었고 불이 나도 바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아 경보기가 울리면 일종의 매뉴얼처럼 경보기부터 껐다고 한다”며 “이번 화재 당시에도 실제 불이 났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경보기부터 껐다는 게 관계자의 진술”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사고 이후 안전공업 관계자 80여명과 유족 등 모두 11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 가운데 손주환 대표 등 안전공업 임직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는 지난달 20일 오후 1시17분쯤 불이 나 공장 1개 동을 모두 태우고 약 10시간30분 만인 오후 11시48분쯤 꺼졌다. 이 불로 14명이 숨졌으며, 6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