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요 빠르게 증가…BYD, 베트남서 전월 대비 판매량 153% ↑
거리 장악한 전기차 베트남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의 차량들이 14일 하노이 거리를 달리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영향으로 유가가 상승해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 빈패스트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했다. EPA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유럽, 아시아, 미국 등의 전기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지난달 전기차 등록 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한국에서도 지난달 전년 대비 2.4배 늘어나는 등 유가 급등으로 인해 차량 구매자들의 시선이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중동 정세가 긴박해지면서 일어난 원유 시장의 혼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입해 온 아시아 각국에서 연료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전기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전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등 우대정책이 축소되면서 수요가 둔화하고 있었으나 전쟁 이후 판매량이 반등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경우 지난달 베트남에서 판매한 차량 대수가 전월 대비 153% 증가했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판매량이 늘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지난 3월 셋째주 전기차 등록 대수가 전주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기차 수요 급증은 유럽·미국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영국의 전기차 등록 대수가 8만6120대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4.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역대 월간 전기차 등록 대수 중 최대치기도 하다.
또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 1분기 미국의 중고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전했다. 타임은 구매자들이 전기차를 찾게 된 요인으로 최근 4년 만에 처음으로 갤런(약 3.785ℓ)당 4달러(약 6000원)를 돌파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꼽았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도입된 전기차 보조금이 올 초 만료되고, 미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전기차 판매가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프랑스에서도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 아라미스오토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쟁 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독일에선 전기차 관련 문의가 50% 이상 증가했다고 온라인 자동차 거래 사이트 ‘모바일’이 전했다. 한국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 대수는 4만1918대로, 월간 판매 실적으로 처음 4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만7694대)에 비해 약 2.4배 많은 수치다.
전쟁이 초래한 에너지 위기는 자동차 연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에서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라오스는 전기차 등록료 등을 30% 인하한 반면 휘발유차 관련 비용은 30% 인상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