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아있다”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손아섭이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초 이적 후 첫 홈런을 확인한 뒤 기뻐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이적 첫 경기 SSG전 지명타자로 출전, 4회초 투런포로 승리 견인
1년 사이 NC → 한화 → 두산 둥지 옮겨…“허슬플레이 보여주겠다”
1년 새 세 번째 팀. ‘위기의 남자’ 손아섭(38)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 등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아섭은 14일 인천 SSG전에 두산의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이 6-2로 앞선 4회초 1사 2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왼손 불펜 투수 박시후의 시속 131㎞ 초구 슬라이더가 몸쪽 높게 들어오자 받아쳐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손아섭은 이날 오전까지 한화 선수였다. 두산은 이날 오전 왼손 투수 이교훈과 현금 1억5000만원을 내주고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지난해 7월 NC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손아섭은 팀 내 경쟁에서 밀리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팀을 옮겼다.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진 두산이 기회가 필요한 손아섭에게 손을 내밀었다.
한화 2군 훈련장인 서산에서 급히 두산의 인천 원정 일정에 동행한 손아섭은 “어떻게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계속 생각했다. 제가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준 구단에 어떻게 하면 보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며 “(두산이) 제게 바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제일 자신 있는 게 ‘허슬’이고 또 두산엔 ‘허슬두’라는 이미지가 있다.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해 20시즌 통산 2170경기에서 타율 0.319(8206타수 2618안타), 182홈런 10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기록했다. 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다.
리그 정상급 타자로 활약했지만 최근 데뷔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되며 한화의 우승 도전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활약하지 못했다.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획득하고도 이적은 하지 못했다. 한화가 비슷한 유형의 젊은 FA 타자 강백호를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자신의 설 자리가 더욱 줄었다고 판단한 손아섭은 사인앤드트레이드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이적하지 못하고 한화와 1년 1억원 계약을 맺었다. 손아섭은 3월28일 개막전에 대타로 한 타석에 섰지만 범타로 물러났고 2군으로 갔다. 그리고 최근 두산과 한화의 카드가 맞았다.
두산의 손아섭은 많은 출장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13일까지 개막 13경기에서 팀 타율 0.230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었다. 타율과 출루율(0.319)은 모두 리그 최하위, 장타율(0.339)은 9위였다. 젊은 선수 비중이 큰 두산은 분위기 전환과 공격력 반등을 동시에 노리며 검증된 타격력을 갖춘 베테랑 손아섭을 영입했다.
손아섭은 기다렸다는 듯 폭발했다. 허슬플레이로 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무사 1루인 1회, 2-2로 맞선 3회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특히 3회에는 2루 도루에 성공하더니, 박준순의 적시타 때 홈까지 전력 질주해 몸을 날리는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득점했다.
두산은 3타수 1안타(2볼넷) 2타점 2득점을 올린 손아섭의 허슬플레이를 기폭제로 양의지, 박찬호, 다즈 카메론 등 부진했던 주축 타자들의 릴레이 홈런포까지 터져 SSG에 11-3의 대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