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내 부자가 된 50대 이하 자산가 2명 중 1명은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자산을 증식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제공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의 자산 관리 중심이 부동산에서 금융투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불패’ 신화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가 15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일반 부자’의 43%는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자산을 불리는 데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최근 10년 이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모은 50대 이하 자산가인 ‘K-EMILLI’(에밀리·Everyday Millionaires·일상 속 백만장자)의 경우 48%가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낫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 부자들의 금융 행태를 분석한 이번 보고서는 총 2713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부자 713명·대중부유층 1355명·일반대중 645명이 참여했으며, 부자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대중부유층은 1억원∼10억원 미만 보유한 사람으로 분류했다.
부자 10명 중 4명은 올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중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18%였다. 부동산 매입 의향도 지난해 43%에서 올해 37%로 감소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자본시장 활성화가 맞물리며 금융투자 선호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40대 남성 응답자는 “현재 자산 구성은 금융 자산이 100%”라면서 “부동산은 세금 리스크 때문에 투자할 생각할 잘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의 48%는 올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연구소 제공
지난해 부자들의 평균 총 자산은 74억원으로 2024년(68억원)보다 증가했다.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 모두 증가한 가운데 집값 등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총 자산 내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은 52%로 확대됐다.
다만 지난 5년간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흐름을 보면 부동산 비중은 2021년 63%에서 지난해 52%로 하락한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35%에서 46%로 상승했다.
부자들은 금융상품 중에서도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관심도가 높았다. ETF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새로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부자는 지난해 29%에서 올해 48%로 대폭 늘었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예금과 채권 투자 의향은 나란히 감소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 부 형성의 원동력이었던 부동산 불패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자산관리의 무게 중심이 금융으로 이동한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분석했다.
부자들의 자산 관리 종착지는 후손을 위한 ‘상속·증여’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부자들의 68%는 재산을 많이 물려줄수록 후손들의 성장 기회가 확대된다고 생각했다. 부자들 10명 중 8명은 이미 자산 이전 계획을 세웠으며 자산의 절반가량을 상속하고 나머지 절반은 여생 등에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50대 이하 신흥 부자를 K-에밀리라고 명명하고 부를 쌓은 방법 등을 추적했다. 이들은 저축과 소득 인상, 상속·증여 등으로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했으며 저축성 자산과 투자 자산을 54%, 46%로 분배해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