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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입력 2026.04.15 18:14

수정 2026.04.16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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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포럼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포럼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범죄자니까.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질렀으니까.”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주인공 심은석 판사(김혜수)는 말한다. 그의 아들은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가해자는 초등학생들이었다. 담당 재판장은 사건의 실체를 깊이 들여다보지도 않고 3분 만에 재판을 끝냈다.

충격을 받은 심은석은 소년부로 옮긴다. 소년법상 가장 강력한 보호처분인 ‘10호 처분’(장기 소년원 송치)을 쏟아내 ‘십은석’이라 불리게 된다. 하지만 혐오에서 멈추진 않는다. 소년들이 저지른 범죄의 이면을 살피고, 사건마다 각별한 노력을 쏟아붓는다. “싫어하고 미워할지언정, 소년을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할 겁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형사미성년자에 대한 조항이다. 이들도 연령대별로 나뉜다. 만 10세 미만은 형사재판도 소년재판도 받지 않는다.

만 10세~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소년재판 대상이 된다. 촉법소년은 모든 법적 책임을 면제받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렇지 않다. 이들은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보호처분의 종류 중에는 소년원 송치도 있다. 12세 이상에 적용되는 ‘장기 소년원 송치’는 2년까지 가능해 사실상 구치소·교도소 구금과 비슷한 처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방안을 언급한 뒤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연령을 낮추자는 쪽에선 소년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수법이 흉포해지고 있다는 이유를 든다. ‘나이가 어리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왜곡된 인식이 범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령을 낮춘다고 청소년 재범률이 낮아지거나 예방 효과가 높아진다는 실증적 근거는 부족하다. 15일 성평등가족부 주최로 열린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포럼에서도 전문가 대부분이 소년사법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가해자를 재사회화시키는 작업이 연령 하향보다 우선이라고 했다.

“소년은 결코 혼자 자라지 않습니다.” <소년심판>에서 심은석은 이런 말도 했다. 엄벌주의는 쉽지만 게으른 선택이다. 그 이전에 어른들이,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 보호처분 집행기관의 시설·인력을 확충하고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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