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도 호소문 보내
한국 외교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행 구호선단에 참여하는 한국인 활동가 해초(본명 김아현·사진)의 여권 효력을 취소한 것에 대해 해초와 시민단체가 유엔에 긴급 진정을 냈다. 정부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했다고 하지만 활동가들은 “공권력 남용”이라며 반발했다. 해초는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호소문을 보냈다.
해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호’(TMTG)는 지난 14일 ‘유엔인권이사회 특별절차’에 “한국 정부의 해초 활동가에 대한 여권반납명령 및 여권효력정지 조치는 국내법 및 국제규범 위반으로 인한 인권침해”라는 내용이 담긴 긴급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유엔 특별절차는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 및 감시하고, 성명 및 권고 등을 통해 해당 상황에 개입하는 독립 조직이다.
해초 등은 “정부의 여권 무효 조치는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공권력 남용”이라며 “이번 조치는 해초를 ‘준국적박탈 상태’에 놓이게 해 이동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해초는 지난해 가자지구로 향하는 배를 탔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고 사흘 만에 추방됐다. 해초는 다시 구호선단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11일 출국했다. 외교부는 가자지구는 여권 사용 제한 지역이며, 출국할 경우 테러 등으로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이 침해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달 말 해초에게 여권 반납을 명령했다. 해초는 여전히 해외에 머물고 있는데 정해진 기간 명령에 따르지 않아 여권 효력이 취소됐다.
해초의 소송 대리인단은 외교부 명령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지난 4일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경우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초는 이날 이 대통령에게도 호소문을 보냈다. 해초는 “시민의 자유로운 탑승을 공권력으로 제한하는 국가는 대한민국뿐”이라며 “한 번 더 대통령께 요청한다. 한국의 여권법이라는, 시민 이동을 제한하는 법을 재고해주시고 한국 시민이 세계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를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TMTG 한국지부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 무효 조치는 이미 해외로 출국한 국민을 사실상의 무국적자로 만들어 더욱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보호의 취지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엔 가자지구 집단학살 생존 아동 단체와 이스라엘 점령군에 의해 장기 수감됐던 팔레스타인 독립운동가가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대리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