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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2014년 당시 7살, 올해 대학생이 된 A씨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는 건 단편적인 정보들뿐이었습니다.

참사 직후 입학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 등 안전교육을 받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관련 내용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점선면과 통화에서 윤양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학교에서 접한 건 많이 없다"며 "추모하는 날 가끔 선생님이 보여주는 영상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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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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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엔 없지만”…‘노란리본’은 익숙한 세대가 말하는 세월호

입력 2026.04.16 07:00

  • 문광호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점(사실들): “어릴 때라”…그래도 노란리본 다는 이유

선(맥락들): 세월호를 ‘기억’하게 만든 힘

면(관점들): 세월호를 계속 기억해야 하는 이유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때 뭐 하고 있었어?”

4월16일 즈음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 질문. 전 국민에게 충격으로 남은 그날 처음 소식을 접하던 순간은 늘 생생합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올해, 당시엔 너무 어려 기억보다 기록이 더 익숙한 세대가 성인이 됐습니다. 이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어떤 의미일까요? 앞으로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기억돼야 할까요? 점선면이 물었습니다.

점(사실들): “어릴 때라”…그래도 노란 리본 다는 이유

“세월호에 대해 기억나는 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있고 몇 년 동안은 계속 (온 나라가) 떠들썩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화물을 실었다가 일어난 참사라는 건 알아요.”

2014년 당시 7살, 올해 대학생이 된 A씨(19)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는 건 단편적인 정보들뿐이었습니다. 참사 직후 입학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 등 안전교육을 받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관련 내용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3학년인 윤수진양(15)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선면과 통화에서 윤양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학교에서 접한 건 많이 없다”며 “추모하는 날 가끔 선생님이 보여주는 영상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윤양은 뉴스와 유튜브 영상, 개인적으로 찾아 읽은 관련 소설 등을 통해 참사에 대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세대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식이 “배를 타거나 이동할 때 좀 더 조심하는 정도”의 막연한 공포에 그치는 이유입니다.

뒤늦게 참사의 실상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추모에 나선 이들도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거리에서 ‘노란 리본’을 매단 시민들과 인터뷰했는데요. 이지윤씨(20)는 “고등학생이 돼서야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했다는 (사실의) 무게를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10주기 추모 영상을 보고 눈물을 쏟고 난 뒤 이씨는 노란 리본을 항상 달고 다닙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난 서지우양(18)의 가방에 노란 리본 뱃지가 달려 있다. 우혜림 기자

지난 3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난 서지우양(18)의 가방에 노란 리본 뱃지가 달려 있다. 우혜림 기자

선(맥락들): 세월호를 ‘기억’하게 만든 힘

이처럼 2007년 이후 세대의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혐오와 냉소에도 지치지 않았던 유족·시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후 10년간 유족·생존학생과 가족·시민들은 꾸준히 추모행사를 열고 진상규명 활동을 벌였는데요. 오늘(16일) 출간되는 <세월호 10년>에 추려진 주요 활동만 100개가 넘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참척의 아픔은 그림과 시로 시민들 곁에 다가왔습니다. 김다영양(당시 18세)을 떠나보낸 어머니 정정희씨(58)는 12년 동안 세월호를 그렸습니다. 다영이가 뛰놀던 갯벌의 흙을 캔버스에 붙였고, 그 위에 수학여행 전날 같이 봤던 벚꽃을 덧입혔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뒤 그는 슬픔을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진은영 시인과 이수지 작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유예은 학생을 위해 지은 시 ‘그날 이후’를 옮겨 그림책 <오늘은 나의 생일이야>를 펴냈습니다. 슬픔을 꾹꾹 삼키듯 덜어내고 절제한 그림에서 “뭘 자꾸 그리려고 빡빡하게 칠하지 않으려” 했다는 애씀이 묻어났는데요. 진 시인의 말처럼 “기억해야 할 건 참혹한 사실이 아니라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시관 인사아트센터에서 정정희씨(58)가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작품은 다영양과 함께 본 벚꽃을 형상화했다. 우혜림 기자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시관 인사아트센터에서 정정희씨(58)가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작품은 다영양과 함께 본 벚꽃을 형상화했다. 우혜림 기자

면(관점들): 세월호를 계속 기억해야 하는 이유

다양한 경로로 참사를 알게 된 뒤 세월호를 잘 모르던 세대의 안전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응급구조학과에 진학한 대학생 최세용씨(20)는 점선면과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를 알고) 관계자들의 대응과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세월호를 잊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가은씨(21)는 “(참사가 잊혀서) 안전 불감증이 생긴다면 언젠가 나도 그런 피해를 겪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안전한 사회를 위해 선행돼야 할 진상 규명은 ‘현재진행형’ 과제입니다. 일례로 박근혜 정부의 구조활동 지시사항 문건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인데요. 지난 10일에서야 법원의 “(문건) 비공개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국가 차원의 재난 예방과 대응 체계 확립의 근간이 될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안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요.

진실과 제도의 공백 속에서,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개인의 자발적 관심에만 오롯이 맡겨져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멈추지 않고 활동을 이어 나가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4·16재단은 그동안 매년 청소년들에게 노란 리본과 배지를 나눠왔습니다. 올해부터는 재난을 경험한 청년들이 스스로 ‘기억의 수호자’가 되도록 돕는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참사 이후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될 10년 뒤, 세월호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세월호 이후의 세대들은 말했습니다. “미래에도 추모의 마음이 이어지기를”,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실질적인 안전교육이 도입되기를” 바란다고요.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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