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독일 시사주간지 ‘디차이트’ 공개
나치 당원 명부에서 원하는 이름 찾아줘
“접속 횟수 수백만회 달하고 공유도 수천번”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브제진카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제2 강제수용소에서 열린 ‘살아있는 이들의 행진’에 참가한 이들이 철로 위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살해된 유대인들을 추모하는 글귀를 적은 종이를 올려놓은 모습. ‘살아있는 이들의 행진’은 아우슈비츠에서 열리는 연례 추모행사다. 로이터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출신의 크리스티안 라이너는 최근 독일 주간지 디차이트가 공개한 검색엔진에서 자신의 할아버지 프란츠 라이너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 조부가 과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전에 독일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나치)에 가입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라이너의 할아버지는 아돌프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독일에 병합한 직후인 1938년 4월 21일쯤 나치의 일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너는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그(할아버지)는 오스트리아에서 나치가 합법화된 지 불과 5일 만에 나치에 가입했다”면서 “나는 그가 나치와 가까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나치에 합류하는 데 단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라이너가 조부의 나치 가입 여부를 찾아본 검색엔진은 이달초 독일 시사주간지 디차이트가 공개한 것으로, 수백만명의 나치 당원 명부에 자신이 원하는 이름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는 서비스다. BBC는 15일(현지시간) 이 검색엔진이 자신의 조상이 나치의 일원인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디차이트 측이 검색엔진에 대한 반응이 “압도적”이라 전했다고 보도했다. 디자이트 대변인 유디트 부슈는 BBC에 이 검색엔진이 이달 초 출시된 이후 “접속 횟수가 수백만회에 달하고, 수천번 공유됐다”고 말했다.
1925년부터 1945년 사이 나치에 가입한 독일인의 수는 102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이름을 담은 나치 당원 명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파괴될 뻔했지만 뮌헨에서 제지공장을 운영하던 한스 후버가 나치의 문서 파기 명령을 어기고 일부를 숨겨뒀다. 이후 해당 문서를 입수한 미국은 마이크로필름으로 촬영해 원본과 함께 보관했고, 원본 문서는 1994년 독일연방기록보관소로 이관됐다.
BBC는 최근까지만 해도 기록보관소에 요청을 해야만 명단 조회가 가능했으나 지난 3월 미국 국립기록보관소가 명단을 온라인으로 공개했으며 디차이트가 문서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 검색엔진을 통해 라이너 외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조상이 나치의 일원이었다는 사실, 또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한 검색엔진 이용자는 디차이트 누리집에 “나는 이미 두 명의 가까운 친척을 (나치 명단에서) 찾았다. 이는 우리 가족 중 누구도 (나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신화를 파괴했다”면서 “71세의 나이에 나의 관점이 바뀐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는 글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