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2023년 5월10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7일 청와대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비공개 오찬을 한다. 홍 전 시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 지지 의사를 밝힌 직후 청와대가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의 오찬 사실을 알리며 “보름 전 홍 수석(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연락이 왔길래 ‘비공개 오찬이라면 괜찮다’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먼저 자신에게 이 대통령과의 오찬을 제안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홍 전 시장은 “나는 무당적자이고 백수”라며 “야당 대표뿐만 아니라 야당 인사들도 가는데 내가 안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두고 보수 진영에서 나올 수 있는 ‘배신자 프레임’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참여했지만 탈락한 뒤 탈당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5월 12일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란 제목의 글을 올려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라며 “미국에서 돌아오면 막걸리 한잔 나누자”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번 오찬 회동이 이 대통령의 통합 행보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이던 이혜훈 전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외연 확대를 시도해 왔다. 홍 전 시장 역시 이 대통령 취임 후 한때 국무총리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이 홍 전 시장의 김 전 총리 지지 선언 이후 추진됐다는 점도 주목을 끈다. 홍 전 시장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부겸 전 총리와는 당적을 떠나 30년 우정”이라며 “대구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사람도 김부겸밖에 없다. 내가 못다 한 대구 미래 100년을 김부겸이 완성해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