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실명예방과 안(眼) 보건 발전에 헌신한 구본술 한국실명예방재단 설립자 명예회장이 지난 14일 별세했다고 재단이 16일 알렸다. 향년 101세.
고인은 1925년 7월5일 서울에서 태어났고, 194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1950년 11월 수도육군병원에서 육군 안과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총탄에 눈을 잃거나 다친 환자들을 치료했다. 국립의료원 안과 과장으로 일한 1958년 당시 북유럽의 실명예방 활동을 벌이는 의사들 정보를 듣는다. 1960년대 초 국립의료원에서 일할 때 스칸디나비아 지역 의사들과 교류하면서 서구 의료복지와 안 보건 정책을 배웠다. 1966년에는 미국 국방부 병리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실명예방 활동을 공부했다.
고인은 이런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1973년 한국실명예방재단을 창립했다. 먼저 어린이 눈 건강을 위해 애썼다. 만 3~6세 아동의 조기시력 검사를 강조한 의사였다. 재단 창립 뒤 혼자 농어촌을 돌며 저시력 아동을 치료하고, 백내장 환자를 수술했다. 고인은 2005년부터는 재단 내 ‘구본술 저시력 상담센터’를 열고 형편이 어려운 저시력자에게 무료진료봉사와 수술안내를 했다. 재단 활동은 지금까지 50년 넘게 이어지며 아동 수만명이 개안수술을 받았다.
고인은 2010년 제22회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받았을 때 상금 5000만원 전액을 저소득층 실명인들과 안 보건 연구를 위해 기금으로 기부했다. 2019년엔 그의 업적을 가리는 구본술학술상이 만들어졌다. 2018년 국민일보와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고인은 가톨릭 의대 안과교수 시절 의대생들에게 “주사 하나를 놔도 ‘따끔합니다’ 하고 미리 말하며 환자 입장을 살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 무교회주의 기독교 사상을 전파한 독립유공자 김교신(1901~1945)의 제자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구윤모 인하대 명예교수·구한모 모안과의원 원장·구은모씨와 며느리 백계선·석경미·이현미씨, 사위 안재현 카이스트 명예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