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 “시민들께 심려 사과, 재발 방지책 마련할 것”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했다 17일 포획돼 돌아온 늑대 ‘늑구’가 동물원 안을 걷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던 늑대 ‘늑구’는 9일간 인근 야산 등을 떠돌았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생각보다 건강 상태가 양호해 먹이만 잘 공급하면 조기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늑구 포획작전을 주도한 최진호 야생생물관리협회 전문는 이날 오월드 앞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늑구를 만났을 때 1차 포획작전 때보다 더 기력을 회복해 쌩쌩지고, 움직임도 더 기민해지고 빨라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오월드 동물원 내 늑대 사파리에서 탈출한 늑구는 이날 오전 0시44분쯤 오월드에서 직선거리로 1.8㎞ 정도 떨어진 중구 안영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나들목(IC) 인근 수로에서 수색당국에 포획돼 동물원으로 돌아왔다.
수색당국은 이 보다 앞서 지난 14일 새벽 중구 무수동 일대에서 늑구를 발견해 포획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었다.
최 전무는 “전날 오후 5시30분쯤 안영동 뿌리공원 쪽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동물을 봤다는 제보가 있어 수색을 하다 오후 11시45분쯤 수색을 포기하려던 순간 드론으로 늑구를 발견했다”며 “지금이 아니면 못 잡겠다는 생각이 들어 1차 때보다 더 기민하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하고 20m 정도되는 거리에서 마취총을 쐈는데 다행히 명중이 돼서 포획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포획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색당국은 이날 0시39분쯤 늑구에게 마취총을 발사했고, 늑구는 총을 맞은 이후에도 400~500m를 비틀거리며 달아나다 인근 수로에 빠져 생포됐다. 생포 직후 오월드 내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늑구는 맥박과 체온이 모두 정상을 유지하고 있었고, 혈액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위 안에서 나뭇잎, 생선가시와 함께 2.6㎝ 길이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내시경으로 제거한 상태다. 인근 야산을 떠돌며 물가에서 물고기 등을 먹으며 버텨온 것으로 추정된다.
늑구 포획작전에 함께한 진세림 국립생태원 동물복지부 차장(수의사)은 “혈액검사 등에서 큰 특이사항이 없었고, 몸 상태도 살이 많이 빠지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마취에서도 잘 깨어났고, 이제 일어나서 먹이만 잘 먹는다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늑구가 동물원을 탈출한 지 9일 만에 붙잡히기까지 이번 수색·포획작전에는 대전시와 소방, 경찰, 군, 야생생물관리협회 등 유관기관에서 3163명의 인력과 장비 280여대가 투입됐다. 오월드는 향후 늑구의 회복 상태와 시설 점검 현황 등을 토대로 늑구 탈출 이후 중단했던 시설 운영 재개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 정국영 사장은 이날 “늑대 탈출로 시민들께 큰 심려와 불편을 드리고, 동물 보호와 종보존을 사명으로 하는 동물원에서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며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시설 및 운영시스템 전반을 점검해 드러난 문제점을 해소하도록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동물 탈출 방지를 위해 2·3차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