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
전교조 “위기 학생 위한 교육 지원책 마련해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충남교육청 앞에서 교사 보호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제공
충남 계룡에서 발생한 고교 교사 피습 사건의 피해 교사가 사건 이후 심경과 교육 현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학교 현장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활동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면담에서 피해 교사 A씨(30대)는 “사건은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여 예방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를 학생인권 조례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와 학생 모두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학생인권 조례 책임론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막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상황과 관련해서는 “학생이 먼저 면담을 요청하고 말을 건 것 자체가 평소와 달라 긴장감을 느꼈다”고 했다.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당일에는 부상으로 인해 원망도 있었지만, 현재는 특별한 감정은 없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다한 뒤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현장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학교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이번 일을 포함한 여러 사건으로 신뢰가 무너졌다”며 “교사들이 생명을 걸고 교육활동을 해야 하느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등 트라우마로 남을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A씨는 “두려움은 없지만, 이전과 같은 열정으로 교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학생과 학교에 피해가 된다면 교단에 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일부의 부적절한 행동이 다수의 교육환경을 위축시키는 경우가 있다”며 “불합리한 민원에 휘둘리지 않고 정당한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수민 전교조 충남지부장은 “피해 교사는 이번 사건이 학생인권 조례나 소지품 검사와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며 “일각의 조례 폐지 주장은 사건을 자신들의 논리에 맞게 해석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내 정서적 위기 학생은 늘어나고 있지만, 형식적인 매뉴얼과 책임 전가, 민원 대응 한계 등으로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와 교육청이 위기 학생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 13일 오전 8시44분쯤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 고등학교 3학년 B군은 면담차 교장실에서 만난 A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A씨는 등과 목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건 당시 흉기를 미리 집에서 챙겨온 B군은 범행 사흘 전부터 A씨를 만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