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개방 하루 만에 다시 “폐쇄”
재봉쇄 발표 뒤 유조선·컨테이너선 피격 신고도
트럼프 “순조롭게 진행”···합의까진 산 넘어 산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휴전 합의에 따라 일시 개방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하루 만에 다시 봉쇄했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만료되는 오는 21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상황이 급변하면서 미·이란 종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8일 호르무즈 해협이 이날 오후부터 다시 폐쇄됐으며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지 않는 한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RGC 해군은 이날 자체 선전 매체에 올린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어떤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할 것이며 해당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전날 이란 외교부가 선언한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항해 허용을 하루 만에 뒤엎은 것이다. IRGC는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 2주 휴전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군부가 이처럼 급격하게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을 두고 이란 내 군부 강경파와 정치 지도부 간 갈등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군부는 즉각적인 무력행사에도 나섰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란 군부가 재봉쇄를 발표한 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이 피격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일대 일부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닫혔다. 선박들은 통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란 해군 무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AF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미·이란 2차 협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을 받아들인 후 오는 21일을 시한 삼아 이어져 온 미·이란의 물밑 협상은 ‘호르무즈 개방’ 발표에 타결 기대감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상황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협상 타결을 낙관하고 있다. 그는 이날 “그들은 해협을 다시 폐쇄하길 원했지만 우리를 협박할 수 없다”, “47년간 해온 것처럼 좀 교묘하게 굴고 있다” 등 이란을 비판하면서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중 몇몇 정보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란과의 협상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은 오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일정이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사무총장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이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으며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이란 협상을 중재 중인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은 최근 이란을 방문해 2차 종전 협상을 위한 계획을 이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9일 이란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견과 몇 가지 근본적 쟁점들이 남아있다”며 “최종 합의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