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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

농심재팬 법인장 김대하 부사장은 지난 15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라면 시장은 매운맛이 제로였던 곳"이라며 "처음엔 '덜 맵게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일본에 없는 매운맛'이라는 점을 공략해왔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지금은 신라면을 모두 알 정도"라며 "일본 식문화에 한국 매운맛을 대표하는 신라면이라는 브랜드를 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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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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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잡은 매운맛, 다음엔 너구리다

입력 2026.04.19 20:30

수정 2026.04.1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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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라면 본고장서 ‘존재감’

“오이시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에서 농심이 ‘너구리’를 주제로 연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농심 제공

“오이시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에서 농심이 ‘너구리’를 주제로 연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농심 제공

현지에 없는 ‘자극적인 맛’ 공략
하라주쿠 ‘신라면분식’ 팝업 등
신라면 브랜드, 식문화로 정착
즉석 라면 시장 톱5 도약 ‘기대’

“한국 라면은 일본 라면보다 식감이 탱글탱글해서 좋아요.”

지난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 친구에게 K라면 맛을 알려주기 위해 도야마 마미(40)가 찾은 곳은 ‘신라면분식’이었다. 신라면분식은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라면을 체험할 수 있도록 농심이 마련한 팝업스토어다. 매장 진열대에서 ‘신라면 툼바’를 고른 도야마는 키오스크로 계산한 뒤 즉석조리기로 직접 라면을 끓였다.

이곳에서는 한 달에 약 5000개의 농심 라면이 판매된다. 점원 손모씨(23)는 “직접 만들어 먹는 ‘한강라면’을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한 손님은 조리 버튼을 대신 눌러줬더니 라면 한 그릇을 다 먹고선 버튼을 누르고 싶다고 또 주문하더라”라고 말했다.

한국 라면 애호가인 시마무라 아야카(21)는 지난 16일 코리아 엑스포 도쿄에서 ‘너구리’ 맛에 빠져 있었다. 친구 집에서 ‘신라면’을 처음 먹어봤다는 시마무라는 “일본 라면과는 맛이 달랐다. 맛있게 맵고 자극적인 맛이 자꾸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너구리’ ‘감자라면’ 등을 집에 쟁여놓고 먹는다고 했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에서 한국 라면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라면이 2015년 한국 라면 최초로 일본 3대 편의점(세븐일레븐·패밀리마트·로손) 전 점포에 입점한 데 이어 신라면 툼바도 지난달부터 3대 편의점 전국 약 5만3000개 매장에서 정식 판매되고 있다. 매년 1000여종의 신제품이 쏟아지는 일본 시장에서 주요 편의점 모든 점포에 해외 라면 브랜드가 연중 상시 판매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잡은 매운맛, 다음엔 너구리다

신라면은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는 스테디셀러이며, 신라면 툼바는 출시 1년 만에 이룬 쾌거다.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에 크림소스를 더한 신라면 툼바는 일본 유력 매체인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하는 ‘2025 히트상품 베스트 30’에도 한국 라면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에서 판매된 신라면 툼바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에 이른다.

일본 라면 시장은 연간 약 7조원 규모로, 대부분 미소(된장)·소유(간장)·돈코츠(돼지뼈) 등으로 맛을 내 달고 짠 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현지 시장에서 매운라면 비중은 6% 수준으로, 사실상 신라면이 이끌고 있다.

19일 농심에 따르면, 일본 신라면 매출은 지난해 165억엔으로 전체 매운라면 카테고리의 40%를 차지한다. 농심 일본법인(농심재팬) 매출은 2021년 100억엔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209억엔(약 2000억원)을 기록했다.

닛신·도요스이산과 같은 현지 대형 라면 제조업체들도 매운맛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농심재팬 법인장 김대하 부사장은 지난 15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라면 시장은 매운맛이 제로였던 곳”이라며 “처음엔 ‘덜 맵게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일본에 없는 매운맛’이라는 점을 공략해왔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지금은 신라면을 모두 알 정도”라며 “일본 식문화에 한국 매운맛을 대표하는 신라면이라는 브랜드를 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하나의 문화로 정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관광지와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4월 페루 마추픽추(1호점)에 이어 도쿄, 베트남 호찌민, 미국 뉴욕 JFK공항 등 4곳에서 ‘신라면분식’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에서 시식 부스를 운영하고, 주요 도시를 누비는 ‘신라면 키친카’도 운행하고 있다. 놀이공원인 후지큐 하이랜드에서는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너구리’ 순한맛을 활용한 협업 메뉴를 다음달까지 판매한다.

농심은 최근 ‘제2의 신라면’으로 ‘너구리’를 키우고 있다. 일본 10~20대를 겨냥해 ‘너구리’ 캐릭터 이미지도 기존보다 동글동글하게 바꿨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일본 매출을 500억엔으로 늘리고 매운맛 라면 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일본 즉석 라면 시장에서 6위 수준인 농심 입지는 톱5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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