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과 차량. 독자 제공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열린 집회현장에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물류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합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노동계는 “자본과 공권력이 노동자를 짓밟은 참사”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2분쯤 경남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CU 진주물류센터 앞 1차로 (편도 2차선)에서 2.5t 탑차가 조합원 3명을 치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전남 화물연대 소속)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나머지 2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탑차 30대 가량이 출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탑차들은 경찰 통제 하에서 물류센터에서 차례대로 나와 1차로로 진입해 10여m를 운행하던 중 5~6명 노조원들이 사고 차량에 매달리는 등 막아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탑차 운전자를 긴급체포해 고의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경찰 안내를 받아 탑자들이 순서대로 나가는 과정에서 탑차가 집회 중이던 조합원들을 들이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차량은 이날 처음 출차하는 차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노조원들과 경찰이 대치 중이다. 독자 제공
현장에서는 현재 경찰과 노조가 몸싸움을 벌이며 대치 중이다. 한때 화물연대 노조 차량이 경찰 경력이 바리케이드를 친 물류센터 정문으로 돌진하는 일도 있었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노조원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BGF리테일이 화물기사들의 교섭 요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대체 차량 출차를 시도한 것이 인명 사고를 야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CU물류 화물기사들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5차례 BGF리테일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대 규정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난달 10일 이후에도 사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조합원들은 이에 지난 5일부터 배송기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전국 25개 CU 물류센터 중 경남 진주를 비롯해 4개 주요 물류센터에서 파업 중이었다.
CU물류 화물기사들은 CU물류센터가 개별 계약한 운송사에 소속된 특수고용노동자다. 화물연대는 다단계 하청 구조에 따른 저운임과 원청 관리 책임 부재를 문제로 들며 BGF리테일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BGF 측은 물류센터별로 개별 운송사와 위탁 계약을 맺고 있는 구조로, 직접적인 사용자 지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그간 진행해왔던 센터·운송사·기사 간 3자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화물연대는 CU 진주물류센터 앞에 집결해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원청 CU BGF는 조합원들이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며 파업을 방치하고, 대체수송을 강행했다”며 “이 죽음은 교섭을 거부하고 현장을 파국으로 몰아넣은 CU가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방관적 태도도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반복되는 갈등과 위험 신호에도 아무런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죽음으로 이어졌다”라며 “정부는 즉각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