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나 경도인지장애로 재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국가가 재산을 대신 관리해주는 제도가 22일부터 시행된다. 연합뉴스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로 재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국가가 재산을 대신 관리해주는 제도가 22일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국민연금공단이 재산을 관리·보호하는 공공신탁 방식의 ‘치매 안심 재산 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요 대상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로 경제적 학대를 당할 위험이 있는 기초연금 수급자다. 기초연금 수급권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위탁 재산의 연 0.5% 수준인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위탁 재산 상한액이 10억원이므로 이용료는 최대 500만원 이내에서 책정된다.
서비스는 본인이나 가족이 국민연금공단 7개 지역본부를 방문해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치매안심센터 등 관련 기관이 의뢰해도 서비스가 시작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신청서나 의뢰서를 바탕으로 대상자 여부를 판단해 우선 지원 대상을 선별한 뒤, 직접 방문해 보유 자산과 생활환경 등을 확인한다.
위탁 가능한 재산은 현금과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한정된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지원 대상과 이용료, 위탁 재산 범위 등을 단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담 결과에 따라 개인별 재정지원계획이 수립되면 이를 기반으로 신탁계약이 체결된다. 이후 국민연금공단은 계획에 따라 생활비와 의료비 등을 월 단위로 배분하고, 지출 내역을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한다. 계획에 없는 특별지출은 별도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또 재산이 실제로 대상자를 위해 사용되는지 점검하기 위해 반기별 1회 이상 방문 점검과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사망 이후 잔여 재산은 배우자 등 법적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상속인이 없을 때에는 민법에 따른 상속인 부존재 절차가 진행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치매 환자의 재산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고 경제적 학대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보유한 자산은 약 154조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판단능력 저하로 사기나 재산 갈취 등에 노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요양 시설 입소 이후 재산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는 문제도 이어져 왔다.
복지부는 향후 2년간 시범사업을 운영하며 제도를 점검한 뒤 2028년 본사업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