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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물류 외주화’가 빚은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참극···‘노동자성 인정’ 간극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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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집회하던 화물연대 조합원이 사망한 사건은 편의점 업계의 물류 외주화 구조에서 누적된 갈등이 빚은 참사로 평가된다.

고용노동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은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등 취약한 지위에 있는 이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미비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노조법상 설립 신고를 마친 노조가 아니고,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절차도 밟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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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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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물류 외주화’가 빚은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참극···‘노동자성 인정’ 간극 전면에

입력 2026.04.21 13:21

수정 2026.04.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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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 ‘개인사업자’ 신분

정부는 “노란봉투법 넘어선 상황” 선 긋기

노동계 “정부가 법 취지 협소하게 해석” 반발

경찰이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사고 차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사고 차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집회하던 화물연대 조합원이 사망한 사건은 편의점 업계의 물류 외주화 구조에서 누적된 갈등이 빚은 참사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사안을 두고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면서, 원·하청 교섭 구조의 공백이 전면에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CU 편의점 물류를 담당하는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지난 1월부터 원청 BGF리테일을 상대로 7차례 교섭을 요구해왔다. CU 물류·배송은 BGF리테일의 자회사 BGF로지스가 맡고, 다시 지역별 협력 운송사에 위탁하는 다단계 구조다. 화물기사들은 자기 차량을 보유한 채 협력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화물연대는 지난달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교섭 책임이 강화됐다고 보고 재차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청은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화물기사가 개인사업자 형태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교섭 요구가 불발되자 화물연대는 이달 초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고,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

정부 “화물연대,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 아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앞에서 전날 조합원 사상 사고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앞에서 전날 조합원 사상 사고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사 직후 정부는 이번 사안이 노란봉투법과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개인사업자인 화물기사로 이뤄진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이 교섭을 보장하는 ‘노동조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고용노동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은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등 취약한 지위에 있는 이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미비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노조법상 설립 신고를 마친 노조가 아니고,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절차도 밟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전날 사고 현장을 찾아 “노사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며 대화를 통한 중재 의지를 밝혔다.

반면 노동계는 이들을 교섭권을 가진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노동부 입장에 대해 “숨진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규정하고, 노사 교섭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안을 원·하청 교섭 문제에서 분리해 원청 책임을 희석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규탄했다. 화물연대는 특히 개정 노조법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을 삭제한 것은 사용자가 특수고용 노동자의 교섭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공공운수노조 산하 업종본부로 이미 설립 신고가 된 조직”이라며 “별도 설립 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노조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 해석”이라고 말했다. 2021∼2022년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는 파업 당시 국제노동기구(ILO)가 특수고용 노동자의 단결권 보장을 권고한 바 있고, 법원에서도 노조로 인정된 바 있다는 것이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도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사용자로 보고 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노동부가 이번 사안을 ‘원청 교섭 문제가 아니다’라고 규정한 것은 법 취지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교섭 공백’ 상태

화물연대 조합원이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CU 물류 노동자 권리보장 촉구’ 집회에서 이날 오전 숨진 동료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조합원이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CU 물류 노동자 권리보장 촉구’ 집회에서 이날 오전 숨진 동료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노란봉투법 적용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화물기사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가 자리 잡고 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이들은 개인사업자 형태의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원청의 배송 일정과 물량 배정, 운임 체계에 따라 종속적으로 일한다. 법적으로는 자영업자, 현실에서는 노동자에 가까운 ‘이중적 지위’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보호는 받지 못하면서 원청과의 직접 교섭 역시 가로막혀 왔다.

최근 법원에서는 특수고용직도 노조임을 인정하는 추세다. 지난해 5월 서울행정법원은 지입차주인 배송기사들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노조에 대한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도 화물연대 조합원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며, 안전운임제 요구 파업을 정당한 단체행동으로 판결했다. 다만 이는 일률적 인정이 아니라 개별 사안마다 종속성을 따져 판단한 것으로, 동일한 집단을 두고도 법적 지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화물기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것은 맞지만, 교섭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재 구조가 문제”라며 “특수고용직의 노동자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번 사고는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실질적인 교섭 구조가 부재한 노동 현실이 낳은 결과”라며 “노란봉투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원청이 사용자성을 부정하며 교섭을 회피해온 점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란봉투법 적용 범위와 해석을 둘러싼 노정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기사로 이뤄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원청인 배달의민족·쿠팡을 상대로 교섭 요구를 준비하고 있다. 택배 부문에서도 화물연대가 CJ대한통운·한진택배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공고 과정에서 제외되면서 노동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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