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등 간편식 포함 생필품도 안 들어와
“오랑캐 싸움 붙이듯” 본사 방관적 태도 비판도
CU 측 “대체 물류 공급 노력···추후 보상 논의”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CU 매장 매대가 비어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간편식 공장이 폐쇄돼 정상적인 물류 입고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하주언 기자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CU편의점은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으로 채워져 있어야 할 간편식품 코너가 텅텅 비어 있었다. 빈 매대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간편식 공장이 폐쇄돼 정상적인 물류 입고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점주 A씨는 “주문량의 3분의 1가량이 공급되지 않아 남은 재고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CU편의점 물류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간편식, 생필품 등 물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가맹점주들의 영업 손실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편의점 간편식을 즐겨찾던 시민들도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사측이 파업사태를 방관하면서 화물노동자와 가맹점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업으로 진천·진주·나성·안성 등 주요 물류센터가 막히면서 CU 매장 곳곳에선 물류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CU 매장 점주 B씨는 “어제부터 물건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삼각김밥과 도시락은 물론,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는 캔디류도 입고가 끊겼다”고 말했다. B씨는 “박스단위로 팔리는 인기 상품이 빠지면서 매출 타격이 커 미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21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CU 매장의 결품된 발주 목록. 안효빈 기자
CU번동중앙점을 운영하는 이길중 점장은 “안성에서 들어오는 생리대나 안주류, 생활용품 등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며 “격일로 들어오던 물류가 두 번 연속 끊겨 4일째 입고가 안 됐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점주 C씨도 “진천센터에서 들어오는 식품과 의약품이 모두 안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이날 점심시간에 편의점을 찾은 30대 회사원 맹모씨는 “이렇게 물건이 없으면 굳이 CU를 찾지 않고 다른 편의점을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점주는 “삼각김밥이 없으니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점주 박남수씨는 “편의점은 하루하루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한데 그게 무너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CU 매장 매대 옆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간편식 공장이 폐쇄돼 정상적인 물류 입고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하주언 기자
사측이 가맹점주들과 화물노동자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점주 A씨는 “결국 점주들이 화물연대를 향해 불만을 갖게 되는 구조”라며 “옛날에 오랑캐들끼리 싸우게 만든 것처럼 본사가 갈등을 방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점주 B씨는 “기사들도 생계가 걸린 문제라 이해는 한다”면서도 “현장에서는 장사가 너무 안 되고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박남수씨는 “기사들도 일하고 싶고 점주들도 물건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화물연대가) 물류를 막는 방식은 엄연히 법에 어긋나는 아닌가”라며 “우리 입장에선 너무 심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업 현장에서 화물노동자의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물류 운송 차질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32분쯤 경남 CU 진주물류센터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던 중 사측이 대체투입한 2.5t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졌고, 2명이 중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대체 물류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맹점 영업 손실 보상 문제는 파업이 마무리된 이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