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첫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권순원 위원장 선출에 반대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21일 본격 시작됐다. 위원장으로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선출됐다. 민주노총은 권 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돌입했다. 최임위는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며, 이날 회의에는 25명이 참석했다.
최임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하면서 위원장으로 권순원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임동희 상임위원을 선출했다. 권 위원장은 “최저임금 결정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 가치 보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 고용 여건, 우리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책무”라며 “밀도 있는 심의를 통해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 결과 실질임금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후퇴했다”며 “최저임금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소득 보전과 재분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차별의 수단으로 악용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와 관행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플랫폼,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보편적 안전망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경영 상황은 이미 한계 수준에 다다랐다”며 “지금처럼 대내외 여건이 모두 악화된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동결조차도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권 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권 위원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 시절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책임자로 주 69시간 장시간 노동을 정당화하고 노동자 삶을 파괴하려 한 인물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를 역임하면서도 독단 운영으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낮은 인상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며 “내란 청산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내란 부역자를 위원장으로 선출해 회의가 진행되는 것에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퇴장한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내란 정권 부역 인사의 최저임금위원장 선출을 규탄한다”며 “이는 단순한 부적절 인선이 아니라, 내란 정권의 노동 개악 기조를 최저임금위원회에까지 연장하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비판했다.
올해 최임위 심의에서는 처음으로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등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테이블에 공식적으로 오른다. 그간 노동계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개인 사업자’로 분류돼 논의가 무산됐던 대리기사, 학습지 교사 등이 이번 심의를 통해 보호망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최임위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째인 오는 6월29일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 다만 노사 간 쟁점이 워낙 첨예해 법정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