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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만? NO! 1000만원도 유언신탁 됩니다”···고령화에 주목받는 ‘유언대용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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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곽종규 KB국민은행 신탁부 소속 변호사는 "신탁은 재산 명의가 은행으로 넘어오니까 외부로부터 방어하는 효과도 있다"며 "미성년 자녀가 있는 고객의 경우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다른 사람이 재산 처분 못 하도록 은행이 맡아두고 성년 이후 자산을 이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후손이 자산을 탕진할 것이 우려된다면 특정 시기 이후까지 은행이 건물 명의를 가지게 하고,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만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도 설계할 수 있다고 했다.

고객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치매·돌봄 등 유언대용신탁 상품도 다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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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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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만? NO! 1000만원도 유언신탁 됩니다”···고령화에 주목받는 ‘유언대용신탁’

입력 2026.04.22 06:00

수정 2026.04.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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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재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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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관련 시장 3배 이상 증가

고령화·1인 가구 늘며 수요 급증

최저가입 1000만원 상품, 문턱 낮춰

돌봄·반려동물 관리 등 상품 다양화

“대중화를 위해 세제 지원” 목소리도

[경제밥도둑]“고액자산가만? NO! 1000만원도 유언신탁 됩니다”···고령화에 주목받는 ‘유언대용신탁’

혼자사는 A씨(60대)는 점점 나이가 들면서 혹여 치매를 앓게 될까 봐 불안감을 느꼈다. 결혼하지 않은 그는 배우자나 자녀가 없고 친인척과도 왕래가 끊겼다. 치매에 걸려 인지 능력이 떨어진 이후 치료와 요양에 필요한 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줄 곳은 없었다. 최근 한 시중은행의 ‘치매안심신탁’에 가입한 이유다.

A씨는 은행에 4000만원을 맡기고 치매에 걸리면 매달 일정 금액을 자신의 계좌에 넣어주는 형태의 ‘계약’을 맺었다. 평소 가깝게 지낸 지인을 대리인으로 지정해 치매 발병이나 사망 사실을 은행에 통보하도록 했고, 사후에는 해당 지인에게 남은 재산이 지급되도록 설계했다. 고령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가 신탁 서비스를 통해 노후를 대비한 사례다.

과거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유언대용신탁’이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치매 발병이나 사망 이후를 대비해 일찌감치 상속하려는 수요가 늘면서다. 금융권에서는 최저 가입 금액을 1000만원은 물론 1만원까지 확 낮춘 ‘간편형’ 상품을 비롯해 자신이 사망한 이후 반려동물을 대신 관리해줄 사람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는 상품까지 구성도 다양해졌다. 이같은 상품이 저변을 넓혀가려면 정부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향신문이 21일 집계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4조5001억원으로 전년(3조5054억원)보다 28.3% 증가했다. 4년 전인 2021년(1조3807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불었다.

유언대용신탁은 금전·부동산·유가증권 등 자산을 은행에 맡기고 사망 이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 신탁계약을 통해 미리 정해두는 방법이다. 사후에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정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유언과 같은 기능을 하지만 효력 발생 시점에 차이가 있다.

유언은 사망 이후 효력이 발생하고 신탁은 계약 체결 즉시 효력을 갖는다. 생전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미리 정해둔 신탁 계약에 따라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후에는 지정한 방식대로 상속이 이뤄진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최저가입금액 1000만원에 기본 보수를 받지 않는 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비슷한 시기 최저가입금액을 아예 없앤 상품도 내놨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의 경우 이미 2019년부터 1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가족배려신탁’ 상품을 운용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최저가입금액 100만원 상품을 출시했다.

김민수 KB국민은행  신탁부 과장(왼쪽)과 곽종규 변호사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김민수 KB국민은행 신탁부 과장(왼쪽)과 곽종규 변호사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그래도 있는 사람들 전용 상품 아닌가요?

최근 유언대용신탁을 알기 쉽게 풀어낸 책<신탁, 상속의 기준을 바꾸다 >를 낸 김민수 KB국민은행 신탁부 과장은 “상속 분쟁 소송 중 80%가 1억대 미만 소송”이라며 “자산가들은 분쟁을 피하기 위한 장치가 이미 있는 경우가 많고 미리 대비하지 못한 분들이 싸우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 담당자들은 고객이 생전 정한 비율로 재산을 나누고, 이를 집행하는 주체가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분쟁 등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객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거론한다.

가령 B씨는 아내와 함께 거주 중인 아파트를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다만 자신이 먼저 사망할 경우 아내가 지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자식에게 상속하는 시점을 아내가 사망한 이후로 설계할 수 있다.

곽종규 KB국민은행 신탁부 소속 변호사는 “신탁은 재산 명의가 은행으로 넘어오니까 외부로부터 방어하는 효과도 있다”며 “미성년 자녀가 있는 고객의 경우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다른 사람이 재산 처분 못 하도록 은행이 맡아두고 성년 이후 자산을 이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후손이 자산을 탕진할 것이 우려된다면 특정 시기 이후까지 은행이 건물 명의를 가지게 하고,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만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도 설계할 수 있다고 했다.

고객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치매·돌봄 등 유언대용신탁 상품도 다변화하고 있다. 일례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1인 가구가 늘면서 본인이 사망한 이후 반려동물을 대신 관리해줄 사람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는 상품도 나와 있다. 곽 변호사는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의 금전 관리를 다른 서비스로는 구현하지 못하는 맞춤형으로 할 수 있다”며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신탁을 활용해 더 많은 것을 해보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이 대중화로 가는 길목에서 정부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신탁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 “중산층과 대중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소액신탁에 대해선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언대용신탁 등 일정 규모 이하 가입액에 과감한 세제 지원을 해 대중적으로 상품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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