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파라과이전 LA 스타디움 개최 예정
판매량, 동일 경기장 이란전 티켓보다 적어
가격 비싼데다 LA에 이민자 많은 점도 영향
미국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릴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AF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미국 개막전 티켓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고가 좌석이 2730달러(약 403만원)에 달하는 탓에 팬들이 구매를 망설이고 있고, 같은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전 티켓이 오히려 더 많이 팔렸다.
미국과 파라과이의 조별리그 경기는 오는 6월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미국의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막바지 판매 기간이 시작됐음에도 4월 9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팔린 티켓은 297장에 그쳤다. 4월 10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4만934장으로, 같은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뉴질랜드 경기(5만661장)보다 적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개막전 최고가 좌석은 2730달러에 그다음 등급도 1940달러(약 286만원)다. FIFA는 멕시코 개막전 등 다른 공동 개최국 경기 티켓은 수백 달러씩 올렸지만, 미국 개막전 티켓은 가격을 동결했다. 그런데도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뉴질랜드 경기 티켓(140~450달러)과 비교하면 미국 개막전은 최대 6배 이상 비싸다.
이미 티켓을 구매한 이들이 FIFA 공식 재판매 사이트에 4000장 넘는 티켓을 정가 이하로 올려놓고 있고, 스텁허브 등 다른 재판매 플랫폼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본전이라도 건지려는 이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티켓을 내놓고 있다.
가격 외에 LA 지역의 인구 특성도 판매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LA는 이민자 커뮤니티가 밀집해 미국 대표팀보다 자국 팀 경기를 선호하는 팬층이 두껍다. 이란-뉴질랜드 경기 티켓이 미국 개막전보다 더 많이 팔린 데도 LA의 이란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싼 LA 경기 대신 시애틀에서 열리는 미국-호주 경기를 선택하는 미국 팬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FIFA는 전체 670만장 가운데 약 500만장을 판매했다며 티켓 판매는 여전히 강세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개막전을 포함해 수요가 저조한 9개 경기는 남은 티켓이 눈에 띄게 많다. 지난해 클럽 월드컵 당시 가격 인하를 지나치게 늦게 결정해 빈자리가 속출했던 전례를 FIFA가 이번에도 되풀이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