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날씨는 맑음
자가디시 슈클라 지음 | 노승영 옮김
반비 | 376쪽 | 2만3000원
오늘을 넘어 내일, 일주일 후의 날씨까지 아는 게 당연한 요즘이다. 불과 40년 전까지만 해도 ‘며칠 뒤’의 날씨를 비교적 정확하게 안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 기상학 거장 에드워드 로렌즈가 제시한 ‘나비효과’ 이론은 “브라질에서 나비가 한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킬” 정도로 사소한 변수가 결과에 큰 차이를 낳는다고 했다. 비유로도 자주 쓰이는 이 이론 앞에서 날씨의 중장기 예측은 불가능해 보였다.
인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프린스턴대에서 공부한 저자는 어떻게든 날씨의 예측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전 연구들이 지금의 대기 상태에만 의존해 날씨를 분석했다면, 그는 해수면 온도와 육지 및 적설 면적 등 대기와 맞닿아 있는 곳들의 조건을 추가로 살폈다. 이 관점은 계절 단위의 평균 기후를 예측하는 ‘역학 계절 예측’의 가능성을 열었다.
저자는 2007년 발간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4차 보고서의 핵심 저자이기도 하다. “기후계가 온난화되고 있음은 명백”하며 “대부분 인류발 온실가스 농도의 관측된 증가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보고서다. 그해 IPCC는 퇴임 후 기후 운동가로 활동해온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인도의 소년이 기상학의 대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담백하게 담겼다. 몇달이고 내리는 폭우에 시달리고, 가뭄이 들면 더 불행해지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자란 그는 ‘날씨를 더 길게 예측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연구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한다.
몬순 우기에 대한 묘사는 마치 인도에 온 것만 같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과학 연구에 대한 설명은 쉽고 친절하다. 서구 중심 학계에서 글로벌사우스 출신 연구자로서 겪은 곤경도 솔직하게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