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수록작 ‘타이거를 풀어줘’ 중.
민음사
1969년에 등단해 여성의 신체와 욕망, 사랑과 폭력, 개인의 내면과 사회적 현실을 가로지르며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온 문정희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충동과 파열의 언어들로 쓰인 시들은 시인이 지금까지 천착해온 주제를 좀 더 거칠고 근원적으로 다뤘다는 느낌을 준다. “등에서 흐르는 먹피를/ 절뚝이며 도망치는 탈옥수의 눈을 본 적이 있는지”(‘히드라’ 중) “떠돌이 개만도 못한 명성을 찾아/ 미친 놀이에 몸을 밀어 넣는다”(‘성병 걸린 날’ 중) “엄마의 이빨을 쥐고/ 나는 늑대처럼 부르르 떨었어요/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어요/ 한 거인이 불끈 일어섰어요”(‘피 묻은 이빨’ 중). 총 4부로 나뉘어 시 65편이 실렸다. 젠더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시 ‘암컷’, 사회적 규범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다룬 ‘알 몸 시’ 등을 비롯해 이 시대 시의 역할을 묻는 시들이 실렸다. 시인 박상순은 발문에서 문정희의 시를 “파열 이후에도 계속해서 발생하는 힘”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