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보라 했는데 손가락 가리켜”
정동영 통일부 장관(사진)이 22일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 후 미국 제공 기밀 누설 주장과 책임론이 제기된 데 대해 “뉴스에 나온 것도 기밀이냐”며 “지나친 정략”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박인준 천도교 교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미국일 수도 있고, 우리 내부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자꾸 논란을 키우는 것은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자신의 발언 이후 미국이 대북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데 대해선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있었고, 알려지지 않고 넘어갔다”며 “그런데 왜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했다.
정 장관은 자신의 발언은 기밀이 아니라고 재차 설명했다. 정 장관은 “그 지명은 10년 전부터 수많은 연구기관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심지어 미국 의회 보고서에도 언급된다”며 “뉴스에도 나왔는데 기밀이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구성을 언급했을 당시 “누구도 이의제기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기밀 누설 주장에 대해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달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이고, 손가락은 왜 지명을 이야기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빨리 (남북) 대화 국면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장관으로서 책임감 있는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본질은 북핵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고, 대화와 협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논란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되는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 3곳을 지목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평안북도 영변군과 남포특별시 강선군 외에 평안북도 구성시를 추가로 언급한 것이다. 미국은 이 일 등을 문제 삼아 한국에 대한 대북 위성정보 공유를 일부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