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 현장 탐구 결과 발표
100g 미만 새가 강하게 소리내며 경고
검은이마수녀새 모습. 아마존 밀림에서 맹금류 출현을 동료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위키피디아 제공
열대 밀림에서는 매와 같은 포식자 출현을 알리기 위해 100g 미만 소형 새들이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단순히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지저귀는 소리를 통해 동료들에게 매의 ‘공습’을 체계적으로 전파한다는 것이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 과학자들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열대 밀림에서 사는 특정 새들이 천적 출현을 알리는 경보음을 주변에 발신한다는 사실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를 통해 지난주 공개했다.
연구진이 탐구한 곳은 페루 영토에 속한 아마존 밀림이다. 이곳에서 연구진은 작은 새, 즉 몸무게가 100g 미만인 소형 조류들이 매가 출현했을 때 요란하게 지저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장 열심히 지저귄 새는 ‘검은이마수녀새’와 ‘흰이마수녀새’였다. 경보 전달 역할의 56%를 이 두 새가 맡았다.
그런데 연구진은 이런 소형 조류들이 단순히 매의 출현에 놀라 비명을 지르듯 마구잡이로 지저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고대와 중세 인류가 봉화를 올려 적의 침공을 알렸듯 소형 조류들은 지저귀는 소리를 주변 동료들에게 릴레이식으로 전파한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경보 체계에 편입된 소형 조류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는 점이다. 서식하는 위치가 대부분 나무 꼭대기였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나무 최상단은 매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경보를 주변에 전달하는 일은 자신과 동료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나무 하단에 사는 새들은 다르다. 빽빽한 나뭇가지와 잎이 매에게서 자신을 숨길 수 있는 ‘천연 바리케이드’가 된다. 이 때문에 나무 하단에 사는 새들은 대부분 경보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밀림의 나무 최상단에 서식하는 새들의 지저귐이 통신 체계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알아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