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에 참석자들 피신…트럼프 부부·밴스 부상 없어
현장서 붙잡힌 용의자, 산탄총 무장·캘리포니아 출신 교사
트럼프 “용의자 단독 범행, 이란과 무관할 것으로 봐”
트럼프 집권 후 첫 암살 시도 의심 사건…2년 사이 3번째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 총성이 발생해 대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 권총 등으로 무장한 용의자가 돌진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은 긴급 피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쯤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참석을 위해 워싱턴 힐튼 호텔에 도착했으며, 이후 행사장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국가 연주 의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식사하던 오후 8시35분쯤 총격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몇 차례 들리자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무대 위로 뛰어올랐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총격 발생”이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에 있던 A씨(29)는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문을 아주 크게 두드리는 듯한 총성이 두 번 정도 울렸고 누군가 ‘미국이여 영원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을 들었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대피 명령을 듣지는 못했지만 모두 테이블 밑으로 숨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무대 위 마련된 헤드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 J D 밴스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도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긴 뒤 행사장 뒤편으로 피신했다. 주요 참석자 중 부상자는 없다. 비밀경호국 요원 한 명이 총에 맞았으나 보호장구를 착용해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현장에서 붙잡혀 구금된 총격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출신 교사이자 비디오게임 개발자인 콜 토머스 앨런(31)으로 확인됐다. 제프리 캐럴 워싱턴 경찰청장 대행은 “용의자가 산탄총과 권총, 다수의 칼로 무장하고 있었다”며 “최소 한 발 이상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인 힐튼 호텔에 투숙 중이던 앨런의 범행 동기나 표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단독 범행에 방점을 두고 수사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피 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남자가 여러 무기를 들고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했고 매우 용감한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제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당국과 마찬가지로 용의자를 “외로운 늑대형” 범죄자로 본다고 했다. 이란 전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에서 이 같은 총격 사건은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니라면서 “오늘 저녁 사건을 계기로 모든 미국인이 온 마음을 다해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2024년 7월 유세 현장과 9월 골프장에서 암살 시도 사건을 겪은 데 이어, 이날까지 합해 지난 2년 사이 세 차례 총격 위험에 노출됐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2기 통틀어 처음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자리에 참석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100년 넘게 이어지며 매년 대통령과 언론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소송전을 불사하며 언론과 대립각을 세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