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9~24세 청소년 가운데 초중고에 진학하지 않았거나 자의 또는 타의로 학교를 떠난 이들을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분류한다. 학교 밖 청소년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학령기(6~17세)를 기준으로 하면 17만명가량이 초중고 울타리 밖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학교를 떠난 이유로 ‘심리·정신적 문제’를 꼽는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집단따돌림이나 성적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둘 정도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진로 지도와 별개로 정서적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성평등가족부가 26일 공개한 ‘2025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3명(32.4%)은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교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최근 2주 이상 일상생활을 중단할 만큼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도 31.1%에 이르렀다. 최근 1년 사이 자해를 시도한 청소년은 16.2%,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청소년은 21.1%였다.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교를 떠난 비율은 2018년 집계에서 17.8%에 그쳤으나 2021년 23%, 2023년 31.4%로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로에 대한 불안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꼴로 ‘진로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42.4%), ‘진로를 생각하면 불안하거나 마음이 답답하다’(40.9%)고 답했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등 일부 시도교육청은 ‘고교 재학생이 치르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함께 응시하게 해달라’는 학교 밖 청소년들 요청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이들 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은 시험 종료 후 제공되는 시험지를 풀어보면 된다”고 했다. 결국 학교 밖 청소년 2명이 소송을 냈고,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청소년들 손을 들어줬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작용한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공교육 시스템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마음건강이든, 학업·진로 고민이든 개개인의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지원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거부 사례에서 보듯, 행정편의주의에 빠져 학교 밖 청소년의 권리를 외면하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학교에 다니든 다니지 않든, 모두가 우리의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