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문 여는 국가인권교육원 강사 3인 ‘교육이 필요한 이유’
“왜 저렇게까지?” 역지사지 고민
도움 청할 ‘안전 대피처’ 역할도
교육과정 작년보다 두 배로 확대
국가인권교육원이 28일 경기 용인시에 문을 연다. 기존에 있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인권교육센터의 기능을 확대한 교육원을 설립하기로 하고 2024년 첫 삽을 뜬 지 2년 만이다. 2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교육원이 개원하면 지난해 2855명(26개 과정)이던 교육생 수가 연간 1만1000명(50개 과정)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권교육원은 “인권을 심어 미래를 연다”는 목표로 출범한다. 개원을 남다르게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인권위에서 진행한 인권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인권 교육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온 강사들이다. 인권 강사 3~4년차에 접어든 차인영씨(64), 정동렬씨(60), 최민아씨(44)는 “(교육원 개원으로) 더 많은 사람이 각자의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차씨는 강사가 아니었던 4년 전만 해도 ‘인권’을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큰 담론이라고 여겼다. 2023년 인권 강사 교육을 듣기 시작하면서 자신과 주변의 상황을 새로 보게 됐다. 차씨는 “인권을 공부하다 보니 내가 가진 소수자 정체성을 연결하게 됐고, 그러면서 차별을 만드는 사회 구조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인 정씨는 10년 전 아들의 커밍아웃 이후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성소수자들을 일상에서도 만나면서 인권 강사 일을 병행하게 됐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최씨에게는 ‘함께 차별당한 경험’이 인권 강사가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장애인 권리 옹호 역할을 해야 하는 종사자들도 함께 차별을 받다 보니, 차별을 만드는 구조 문제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차씨는 인권 교육에 대해 “혼란을 주는 역할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의 경우 그 배경에 관해 말해준 뒤 그들의 처지에서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고 했다. 차씨는 “인권에 대한 물음표를 갖게 되면, 다른 처지에서 생각도 해보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인권 교육의 장점으로 꼽았다. 정씨는 “예컨대 교사는 아동·청소년기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편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인권 교육을 받은 교사가 있다면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아이들이 내 주변에 ‘안전한 어른’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처음에는 ‘내게 인권이 있는가’라고 묻던 교육생이 이후에는 ‘내 인권이 있고 동료의 인권도 있는 것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인권 강의를 주기적으로 2년 정도 들었기 때문에 일상에서도 인권에 대해 직접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