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동절을 앞둔 2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주노동자조합 등 이주노동자 단체들이 ‘2026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올해 1분기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 정부 들어 산재예방 정책기조에 힘이 실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주노동자·하청노동자 등에게 산재피해가 전가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의 집계를 보면 1분기 산재 사망자는 113명으로, 2022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1분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사망자가 24명 줄었다.
위험의 외주화는 여전하다. 올 1분기 산재 사망자 113명 중 이주노동자는 18명으로, 전체의 15.9%를 차지했다. 국내 경제활동인구(약 3000만명) 대비 외국인 취업자(약 110만명) 비중(3.6%)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1분기 산재 사망자 중 이주노동자 비율은 14.6%로, 오히려 올해가 더 높다.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 ‘이주노동자 사망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를 보면,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률은 한국인 노동자 대비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미등록 이주노동자 산재 사례 등을 포함하면, 이 수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곽이경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주노동자들은 작고 열악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사업주들이 값싼 인력으로 활용하면서 안전보건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50인 미만 사업장도 안전관리 체계가 잘 갖춰지도록 해야하고, 고용허가제 폐지를 비롯해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이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
산재 사망은 근로여건과 처우가 열악한 하청노동자들에게 더 집중되고 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산재 사망자의 47.7%가 하청노동자들로, 2022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5년 2분기에도 산재 사망자 중 하청노동자 비중은 44.3%로 절반에 달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안전 비용과 위험을 하청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되풀이되면서 하청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하청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