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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남미의 피카소'. 페르난도 보테로의 별명 중 하나다.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의 공동 기획자이자 보테로의 딸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는 "아버지는 평생 그 별명에 도전하는 삶을 사셨다. 남미라는 지역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전시장인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만난 리나는 "한때는 아버지의 작품이 미술 경매의 '남미 섹션'에서 판매됐지만, 이제는 '현대미술 섹션'에서 팔리고 있다"며 "저는 아버지를 '남미의 위대한 작가'이자 '전 세계적인 작가', 남미라는 범주에 갇히지 않는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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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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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 손 끝에선 해골마저 풍성···“‘남미의 피카소’ 별명에 도전하던 작가”

입력 2026.04.29 16:20

수정 2026.04.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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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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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보테로 딸 리나 보테로 인터뷰

‘보테리즘’ 창시하며 이름 알렸지만

‘남미의 피카소’라는 별명에 갇히길 거부

“남미를 넘어선 세계적 작가”

아버지 사후 미공개 작품 모아 이번에 첫 공개

페르난도 보테로의 딸이자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의 공동기획자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와 보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페르난도 보테로의 딸이자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의 공동기획자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와 보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남미의 피카소’.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의 별명 중 하나다. 남미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보테로는 신체와 사물을 풍성하게 부풀려 그리는 특유의 화풍으로 이름을 알렸다. ‘보테리즘’이라는 고유의 양식을 구축하며 독자적 미술 언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입체주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와 비견됐다.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의 공동 기획자이자 보테로의 딸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68)는 “아버지는 평생 그 별명에 도전하는 삶을 사셨다. 남미라는 지역에 (그가)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전시장인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만난 리나는 “한때는 아버지의 작품이 미술 경매의 ‘남미 섹션’에서 판매됐지만, 이제는 ‘현대미술 섹션’에서 팔리고 있다”며 “저는 아버지를 ‘남미의 위대한 작가’이자 ‘전 세계적인 작가’, 남미라는 범주에 갇히지 않는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개막식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23일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의 전시설명을 관람객들이 듣고 있다.  한수빈 기자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개막식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23일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의 전시설명을 관람객들이 듣고 있다. 한수빈 기자

리나는 “아버지는 하루에 8시간씩 그림을 그리셨다. ‘작업실에서 머무는 것이 휴가’라며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그림을 그리셨고 돌아가실 때도 손에 붓을 쥐셨다”며 “아버지는 작업실에만 들어가면 10년은 젊어 보이셨다. 행복해하셨다”고 말했다.

리나는 생전 아버지와 긴밀한 관계였으며, 보테로의 전적인 신뢰를 얻었다. 리나는 “어린 시절 돈이 없을 때도 아버지는 우리(자녀들)와 잘 놀아주시는 너무 재미있는 분이셨다. 생전 아버지와 가까웠다”고 회고했다.

리나는 “2012년 아버지의 탄생 80주년을 맞아 멕시코시티에서 회고전을 기획했다. 그때 제가 어떤 작품을 전시에 넣고 뺄지 결정했는데, 아버지는 저의 선택을 신뢰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테로가 서거한 뒤 세계 곳곳의 작업실을 찾아가 미공개 작품을 찾았는데, 그 경험을 통해 “아버지의 작품 중 어떤 것이 가치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보테로의 ‘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시녀들’(2006). 보테로 서거 후 그의 작업실에서 발견된 작품이다. 예술의전당 제공

페르난도 보테로의 ‘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시녀들’(2006). 보테로 서거 후 그의 작업실에서 발견된 작품이다. 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전시에 보테로 사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것도 리나의 노력 덕이다. 전시의 대표작인 ‘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시녀들’은 보테로가 살아 있을 때는 작업실 밖을 나오지 못했다. 리나는 “보테로의 감각이 훨씬 많이 살아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네 살이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린 ‘페드리토’ 연작 또한 보테로 사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리나는 “제 남동생 페드리토가 죽고 나서 아버지는 1년간 그를 그리고 또 그렸다. 아버지의 작품 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아버지는 뉴욕에 있던 아파트에 그림을 모아 놓고는 한 번도 문을 열지 않았다. 그 아파트를 팔기로 하고 문을 연 뒤에야 처음으로 페드리토 그림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곳곳의 작업실에서 그린 그림을 파리에 들고 오셨다. ‘한번 보자’고 하면 ‘바쁘다. 시간이 없다’며 구석에 넣어두곤 했다”며 “둘둘 말린 채 발견된 그림 중에서 정말 많은 작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에 전시된 ‘페드리토’. 윤승민 기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에 전시된 ‘페드리토’. 윤승민 기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에 전시된 ‘장미를 든 해골’. 윤승민 기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에 전시된 ‘장미를 든 해골’. 윤승민 기자

사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 중 ‘장미를 든 해골’도 있다. 보테로의 손을 거치면 뼈만 남은 해골마저도 눈사람처럼 둥글게 그려진다. 이토록 보테로가 풍성함에 천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리나는 “아버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부터 풍성함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유는 본인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셨다”며 “다만 르네상스 때 이탈리아의 콰트로첸토 기법을 공부하면서 풍성함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셨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009년 덕수궁미술관, 2015년 예술의전당 전시 후 11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보테로 전시다. 리나는 “아버지는 한국 관객들이 열정적으로, 내 작품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셨다”며 “만약 살아계셨다면 이번 전시를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나는 “아버지는 예술은 항상 보편적이고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고 하셨다. 어떤 설명이나 해석이 없이도 다가갈 수 있도록 직관적인 작품을 만들어오셨다”며 “이번 전시가 보테로의 작품을 오래 좋아하셨던 분들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보테로가 누군지를 발견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페르난도 보테로의 딸이자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의 공동기획자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와 보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페르난도 보테로의 딸이자 경향신문 창간 80주년 기념전 ‘페르난도 보테로 : 형태의 미학’의 공동기획자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보테로재단 공동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와 보테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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