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비 부담 완화 취지”
영세 업장엔 부정적 효과 우려
타 업종 형평성 문제 등 비판도
주유업계 “환영” 행정안전부는 연 매출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유소에서도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직영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기존 방침을 바꿔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유소에서도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유가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 부합한 지원금 제도를 운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영세 주유소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연 매출 30억원 이하 주유소에서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을 철회하면서 “중동전쟁으로 인해 가중된 국민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 편의를 증진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업계 요구 사항이 정책에 반영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는 앞서 정부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주유소에서만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유류비 부담이 늘고 물류·운송비 증가로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지원금을 실제 유류 구매가 이뤄지는 주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가운데 연 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장은 36% 수준이다. 특히 차량이 많은 수도권에선 10% 안팎에 그친다.
30억원 기준이 주유소 유류 단가 체계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단가의 절반이 관세와 수입부과금, 품질검사수수료, 유류세 등 세금으로 채워져 매출로만 따지면 연 30억원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논리였다.
이번 결정은 소비자의 편리를 확보하는 측면이 분명하지만, 정부가 최초 매출 기준을 설정한 근거를 스스로 뒤집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연 매출이 높은 주유소에서 지원금을 사용하게 되면 골목상권 전반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주유소를 찾았던 소비자들이 어느 곳에서나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소규모·자영 주유소의 경우 정책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현재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 소상공인 매장 및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제한하고 있다. 주유소만 30억원 기준을 풀어주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