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노동자 교섭 대상 인정 성과”
사측, 사망 조합원 유족에 사과키로
BGF리테일 “가맹점 지원책 마련”
지난 20일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 이후 열흘간 이어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BGF로지스 간의 갈등이 30일 극적으로 해소됐다.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이날 경남 진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운송 환경 개선과 숨진 조합원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열었다. 조인식은 애초 전날 열릴 예정이었으나 숨진 조합원 명예회복 방안을 두고 노사가 밤늦게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하루 연기됐다. 양측은 전날 밤 세부 문구 조정에 합의했다.
노사는 단체교섭을 정례화하고 파업으로 인한 불이익 조치를 철회해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운송료를 기존 대비 7% 인상하고, 특수고용직인 화물차주들에게 분기별 1회(연 4회) 유급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화물노동자 휴식권 보장을 위한 대차비용 상한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파업 이후 물류 차질 등으로 인해 사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는 민형사상 면책 조항도 포함됐다.
숨진 조합원 명예회복과 관련해서는 사측이 책임을 통감하고 유가족에게 사과를 표명하기로 명시했다. 숨진 조합원 장례 절차와 관련해 화물연대는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합의서 조인을 기점으로 지난 20일부터 이어온 진주 등 전국 물류센터 봉쇄도 해제하기로 했다.
노동계에서는 특수고용직인 화물노동자의 교섭 주체성 등을 실질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을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김동국 화물연대 위원장은 조인식을 마친 뒤 “이번 합의는 화물연대를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BGF로지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상품 공급 정상화와 점포의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매일 밤샘 협의를 이어온 끝에 화물연대 측과 최종 합의했다”며 “이번 협의에 따른 처우 개선 사항은 소속과 단체 가입 여부 등과 무관하게 BGF로지스와 함께 일하는 모든 운송 종사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청인 BGF리테일도 전날 양측이 잠정 합의한 뒤 “회사와 가맹점 피해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과정 등을 거쳐 빠른 시일 내 가맹점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를 본 CU 매장은 전체 1만8800여곳 중 3000여곳이다.
앞서 지난 20일 오전 진주 CU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비조합원 A씨가 몰던 화물차가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치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지난 29일 A씨를 살인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