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호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삼립지회장.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삼립지회 제공
“노조를 설립하니 회사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최일호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삼립지회장은 ‘노동절’을 이틀 앞둔 지난 29일 “관심을 가지는 만큼 노동자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노총 삼립지회는 지난해 9월 처음 설립돼 올해 첫 노동절을 맞는다. 명칭을 바꿔 ‘노동자를 위한 날’로 새롭게 맞는 노동절과 시작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간 단일노조 체제였던 삼립에 민주노총 지회가 설립돼 복수노조가 된 것은 지난해 5월 발생한 삼립 시화공장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노동자들은 무슨 상황이 벌어진 건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회사도, 기존 노조도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피해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싶었지만 회사 분위기상 그러지도 못했다고 했다.
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올해도 대형 화재 사고(지난 2월)와 노동자 손가락 절단 사고(지난 4월)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노동자 사망사고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 회사 대처는 다소 달라졌다고 최 지회장은 말했다. 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분명한 건 내부에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 지회장은 “올해 사고 발생 직후 노조가 주도적으로 안전교육을 할 수 있도록 사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손가락 절단 사고 이후에는 노조가 요구해 추가 안전대책 등과 관련한 특별 교섭도 이뤄졌다.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라고 말했다.
최근 상미당홀딩스(구 SPC그룹) 계열사에서는 복수노조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파리바게뜨지회,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 SPL지회 등에 이어 삼립에 민주노총 지회가 들어서더니 이달에 샤니지회와 샌드팜지회도 설립됐다.
상미당홀딩스 계열사에 민주노총 노조가 설립된 사업장이 총 6개로 늘어난 것이다. 상미당홀딩스는 그간 노조탄압 의혹까지 받아오며 단일노조 체제를 고수했던 만큼 불과 6개월 사이에 노조가 2배로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 지회장은 복수노조 사업장이 된 뒤로 노동자 권리가 이전보다는 보호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부당한 일은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지회장은 첫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삼립 시화공장에서도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분명한 것은 노동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만큼 회사는 변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