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새들은 나의 역사처럼 DMZ로 날았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 작가로 김혜순을 비롯해 최승자, 이상 등의 시를 영어권에 번역했다.

그가 번역한 김혜순의 <날개 환상통>은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새들은 나의 역사처럼 DMZ로 날았다

입력 2026.05.01 14:00

수정 2026.05.01 14:19

펼치기/접기
  • 고희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DMZ 콜로니>는 최돈미 시인의 ‘KOR-US’(한-미) 3부작 중 하나로, 국내 번역된 그의 첫 시집이다. 그는 이 책으로 2020년 전미도서상를 받았다. ⓒ Dirk Skiba

<DMZ 콜로니>는 최돈미 시인의 ‘KOR-US’(한-미) 3부작 중 하나로, 국내 번역된 그의 첫 시집이다. 그는 이 책으로 2020년 전미도서상를 받았다. ⓒ Dirk Skiba

DMZ 콜로니

최돈미 지음 | 정은귀 옮김 | 문학사상 | 164쪽 | 1만8000원

최돈미. 한국에서는 주로 김혜순 시인과 함께 호명되던 이름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 작가로 김혜순을 비롯해 최승자, 이상 등의 시를 영어권에 번역했다. 그가 번역한 김혜순의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은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았다.

그 역시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시인이다. 2010년 미국에서 데뷔 시집 <모닝 뉴스는 재밌다>(The Morning News Is Exciting)를 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20년 <DMZ 콜로니>(DMZ Colony)로 전미도서상 시 부문에서 수상했다. 한국계 작가가 전미도서상 시 부문을 수상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DMZ 콜로니>는 저자의 ‘KOR-US’(한-미) 3부작 중 두 번째 시집으로, 2016년 발표한 <전쟁 아닌 전쟁>(Hardly War)과 2024년 낸 <거울 국가>(Mirror Nation) 사이에 위치한다. 한국전쟁과 분단이 인간에게 남긴 상흔을 다룬 이 책에는 군사 독재 시절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과의 인터뷰 내용, 1951년 산청·함양 양민 학살 사건 당시 살아남은 아이들과 관련한 글 등이 담겼다.

사진과 드로잉, 수기 등 다양한 시각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각각의 재료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책 안의 글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책은 정교하게 구성된 한 편의 미술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2020년 독일 베를린에서는 책과 관련한 전시가 열렸다.

김혜순 시인은 추천사에서 <DMZ 콜로니>를 “한 편의 브리콜라주, 몽타주 그리고 나라타주”라고 표현하며 “미술관 가득 작은 파편들이 채워졌는데, 옷고름 하나 신발짝 하나 버릴 것이 없는 한 편의 설치 작품 같다”고 평했다.

이동하는 기러기 떼 소리를 들으며 찍은 하늘 사진 위에 최돈미 시인이 반투명 종이를 대고 ‘D’, ‘M’, ‘Z’ 세 글자를 썼다. 문학사상 제공

이동하는 기러기 떼 소리를 들으며 찍은 하늘 사진 위에 최돈미 시인이 반투명 종이를 대고 ‘D’, ‘M’, ‘Z’ 세 글자를 썼다. 문학사상 제공

이동하는 기러기 떼 소리를 들으며 찍은 하늘 사진 위에 최돈미 시인이 반투명 종이를 대고 ‘D’, ‘M’, ‘Z’ 세 글자를 썼다. 문학사상 제공

이동하는 기러기 떼 소리를 들으며 찍은 하늘 사진 위에 최돈미 시인이 반투명 종이를 대고 ‘D’, ‘M’, ‘Z’ 세 글자를 썼다. 문학사상 제공

이동하는 기러기 떼 소리를 들으며 찍은 하늘 사진 위에 최돈미 시인이 반투명 종이를 대고 ‘D’, ‘M’, ‘Z’ 세 글자를 썼다. 문학사상 제공

이동하는 기러기 떼 소리를 들으며 찍은 하늘 사진 위에 최돈미 시인이 반투명 종이를 대고 ‘D’, ‘M’, ‘Z’ 세 글자를 썼다. 문학사상 제공

책은 한반도의 남과 북을 가른 ‘북위 38도선’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그리고 경계 없이 하늘을 나는 새의 모습이 이어진다. “멀리서 온 향수병 걸린 참새가 안쓰러웠는지, 눈기러기들은 하늘에서 내게 작은 선을 하나 떨구어 주었다.”

최돈미는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2년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떠났고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예술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졌는데 일부는 홍콩에 남고, 일부는 서독, 호주로 떠났다. 한국에서 사진 기자로 일하던 아버지가 군사정권과 마찰하며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돌이켜 보면 우리는 새들처럼 살았다”고 말한다.

2016년 한국에서 세계 최장기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을 만난다. 책 속에서 안학섭은 그가 겪었던 고문 등을 설명하며 종종 “상상에 맡길게요”라며 이야기를 끝낸다. 그리고 태양계 바깥 ‘제9행성’을 꿈꾼다. 제9행성은 산청·함양 학살의 피해자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1951년 산청·함양 양민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시인이 자필로 쓴 연작시 ‘고아들’ 중 ‘고아 최금점(13살)’ 원본 사진. 시인은 자신의 “아이같은 필체가 (시에) 적절했다”고 고백한다. 문학사상 제공

1951년 산청·함양 양민 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시인이 자필로 쓴 연작시 ‘고아들’ 중 ‘고아 최금점(13살)’ 원본 사진. 시인은 자신의 “아이같은 필체가 (시에) 적절했다”고 고백한다. 문학사상 제공

시인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번역”하기로 한다. 최돈미에게 번역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일을 넘어서 창작인 동시에 존재의 기록이며 저항이다. 그는 “번역은 하나의 양식이다=번역은 반-신식민주의 양식”이라고 말한다.

시인은 학살 생존자들의 구술 증언 등을 자료로 해 한국어로 시를 쓰고, 이를 다시 영어로 옮겼다. 책엔 그가 직접 쓴 시의 원본 사진이 실렸다. 그는 “나의 아이 같은 (한국어) 필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했다”고 고백한다.

책은 역사 속 폭력의 현장을 시인이 가진 재료들을 활용해 복원한 일종의 ‘다큐시’(Docupoetry)다.

[책과 삶] 새들은 나의 역사처럼 DMZ로 날았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