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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주먹 서열’이 곧 ‘사내 서열’이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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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여직원들이 싸움으로 서열을 정한다는 터무니없는 설정에 영화 내내 쏟아져 나오는 'B급 감성'에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영화 <쿵푸 허슬>을 떠올리는 액션 장면에 회사 집기들이 날아다니지만 다른 직원들은 당연하다는 듯 동요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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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주먹 서열’이 곧 ‘사내 서열’이 되는 세상

입력 2026.05.02 08:00

  • 서현희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넷플릭스 ‘지옥의 화원’

영화 <지옥의 화원>의 한 장면. 찬란 제공

영화 <지옥의 화원>의 한 장면. 찬란 제공

[오마주]여자들의 ‘주먹 서열’이 곧 ‘사내 서열’이 되는 세상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최근 ‘뇌 빼고 보는’ 콘텐츠가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생각을 덜어내고 보면 재밌다’는 뜻인데, 처음에는 난해한 설정이나 스토리에 ‘이게 뭐야’ 싶다가도 가벼워서 즐겁고, 보다 보면 빠져드는 매력을 지닌 콘텐츠를 지칭합니다. 누군가는 콘텐츠에 대한 비난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심각하지 않게 볼 수 있는 ‘B급 영화’가 당기는 날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뇌 빼고 보는’ 영화라고 하면 제게 떠오르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액션 코미디 영화 <지옥의 화원>(2022) 입니다.

영화 <지옥의 화원>의 한 장면. ‘괴수’ 간다 에쓰코(왼쪽)와 ‘악마’ 안도 슈리. 찬란 제공

영화 <지옥의 화원>의 한 장면. ‘괴수’ 간다 에쓰코(왼쪽)와 ‘악마’ 안도 슈리. 찬란 제공

영화 속 기업 미쓰후지 상사는 일면 보통의 회사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피 튀기는’ 싸움이 끊이지 않는 바람 잘 날 없는 곳이죠. 이 회사 여직원들은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고의 여직원으로 칭송받습니다. 그야말로 ‘싸움꾼의 시대’인 셈입니다.

미쓰후지 상사의 ‘오엘’ (오피스 레이디·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여성 직원의 준말) 직원들 내부에는 세 파벌이 있습니다. ‘광견’이라는 별명을 가진 영업부의 ‘사타케 시오리’(가와에이 리나)파, 과거 폭주집단 세 곳을 이끌었던 ‘악마’ 개발부 ‘안도 슈리’(나나오)파, 상해죄로 감옥까지 다녀온 ‘괴수’ 제조부 ‘간다 에쓰코’(오오시마 미유키)파 입니다. 회사 유니폼 위에 일본의 양아치를 떠올리게 하는 ‘특공복’을 입고 다니는 이들은 평소 얌전하게 일을 하다가도 결투 신청이 오면 캐비닛을 다 부숴버릴 정도로 싸움에 진심입니다.

영화 <지옥의 화원>의 한 장면. 타나카 나오코역의 나가노메이(왼쪽)과 호조 란역의 히로세 아리스. 찬란 제공

영화 <지옥의 화원>의 한 장면. 타나카 나오코역의 나가노메이(왼쪽)과 호조 란역의 히로세 아리스. 찬란 제공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사내 파벌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미쓰후지 상사의 영업부 신입사원 ‘호조 란’(히로세 아리스)입니다. 그는 입사 첫날부터 사타케, 에쓰코, 안도 파를 홀로 격파해내며 회사의 서열 1위로 올라섭니다.

란은 파벌 수장들을 가볍게 이길 정도의 엄청난 싸움 실력을 갖췄지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도전해 왔을 때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싸움을 받아주고, 불의를 보면 모른 체하지 못하고 뛰어듭니다. 싸움 파벌에 속하지 않은 직원들과도 어울리며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마치 만화 속에 있는 완벽한 주인공의 모습과 같죠.

영화의 화자인 영업부의 ‘타나카 나오코’(나가노 메이)는 이런 싸움의 세계와 한발 떨어져 있는 듯합니다.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함께 산책하는 게 낙인 그는 싸움의 관찰자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란과 가장 친한 동료가 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사내를 평정한 란에게 인근 회사인 주식회사 톰슨에서 결투 신청을 하고, 란을 끌어들이기 위해 나오코를 인질로 삼습니다. 란은 과연 싸움에 휘말린 나오코를 구할 수 있을까요? 주식회사 톰슨과의 싸움은 또 어떻게 번지게 될까요. 뒤에 이어질 내용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합니다만, 영화 관람의 재미를 위해 여기까지만 알려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 <지옥의 화원>에서 ‘타나카 나오코역’의 나가노 메이. 찬란 제공

영화 <지옥의 화원>에서 ‘타나카 나오코역’의 나가노 메이. 찬란 제공

여직원들이 싸움으로 서열을 정한다는 터무니없는 설정에 영화 내내 쏟아져 나오는 ‘B급 감성’에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영화 <쿵푸 허슬>(2004)을 떠올리는 액션 장면에 회사 집기들이 날아다니지만 다른 직원들은 당연하다는 듯 동요하지 않습니다. 터무니없는 싸움에도 회사 일은 제대로 하고 있다는 설정인지라,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동료 직원이 업무를 부탁하면 바로 업무에 돌입한다거나,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업무 전화를 받기도 합니다. ‘B급 영화’에 필수인 ‘뻔뻔함의 미덕’을 제대로 지킨 작품입니다.

영화는 드라마 <브러시 업 라이프>의 각본가로도 알려진 일본의 개그맨 출신 각본가 바카리즈무가 집필했습니다. 언뜻 뻔할 수 있는 청춘 격투 만화 플롯에 회사와 여직원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완벽하게 녹여내며 신선한 맛을 살렸습니다. 일본 예능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 소개 장면이나, 대놓고 웃음을 노리는 대사들이 잔뜩 등장하는 것도 개그맨이 썼기에 가능한 일 같아 보입니다. 또한 히로세 스즈의 친언니인 히로세 아리스의 불량배 연기, 청순한 이미지를 가진 나가노 메이의 색다른 모습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영화 <지옥의 화원> 포스터. 찬란 제공

영화 <지옥의 화원> 포스터. 찬란 제공

<지옥의 화원>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국내 첫선을 보였고, 그해 12월 극장에서 정식 개봉했습니다. 유치해도 멈출 수 없는 B급 액션 만화를 좋아하신다면, 이번 주말은 <지옥의 화원>이 어떠실까요. 102분. 15세 관람가.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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