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을 일주일 앞둔 지난해 9월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관계자들이 선물 보따리를 비롯한 택배 상자를 정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택배 과대포장 규제의 계도 기간이 종료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규제 예외 품목을 확대한 터라 이 제도가 실제로 폐기물량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규제는 제품 포장을 1회로 제한하고, 포장 상자 내부의 빈 공간 비율을 50%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건 포장을 줄이고 물건 크기에 맞는 택배 상자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규제는 연 매출 500억원 이상인 제조·수입·판매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과태료는 1차 위반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최대 30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정부는 이 규제 시행을 위해 2022년 4월 법을 개정했지만 2년의 준비 기간에 이어 추가로 2년의 계도기간을 운영했다. 이후 지난 3월에는 ‘제품의 포장 재질 및 포장법에 대한 간이 측정방법 고시 개정안’을 통해 예외 규정을 대폭 확대했다.
우선 제품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에어캡 등 완충재, 냉동제품의 온도 유지를 위한 보냉재 사용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리·도자기·점토·액체·반(半)액체 상품과 녹는 상품 등의 포장도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2개 이상의 제품을 같이 포장한 때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길거나 납작한 모양을 가진 ‘이형 제품’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기준이 완화된다. 재생원료가 20% 이상 포함된 비닐 포장재를 사용하면 상자 내부 빈 공간을 최대 60%까지 허용하고, 종이 완충재를 사용할 때는 70%까지 인정한다.
물류업체가 자동화 설비로 택배를 포장하는 경우에도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당초 가로·세로·높이 합이 50㎝ 이하인 상자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자동화 장비 사용 업체에 대해서는 가로·세로·높이 합 60㎝ 이하 박스까지 예외가 인정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택배로 수송되는 상품의 특성과 포장 방식이 다양해 일률적인 규제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우선 도입된 규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 포장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향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총 64억1773만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75% 증가한 규모다. 택배 물동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