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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주독미군 감축·EU 관세, 원칙 지키며 대비하길

입력 2026.05.03 18:04

수정 2026.05.0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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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을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이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내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주독미군 감축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는 전날에는 이번주부터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이는 유럽 주요국들이 이란과의 전쟁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2월28일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요 회원국들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기지 사용 등 요청에 불응하자 나토 탈퇴 카드까지 꺼내며 실망감을 표출해왔다. 이번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난한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 독일 주둔 미군을 줄이겠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5000명가량이 향후 6~12개월에 걸쳐 철수할 거라고 했는데, 트럼프는 그 숫자를 늘렸다. 30일엔 주스페인·주이탈리아 미군 감축도 “왜 안 되겠냐”고 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 EU와 15%로 합의한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2020년에도 주독미군 1만2000명을 철수시키려 했지만 의회 반대로 무산됐다. 기습적인 자동차 관세 인상 발표는 늦어지는 EU의 대미 투자 이행을 재촉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의 조치가 현실화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그 배경에 이란 전쟁이 있다면 한국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실제 트럼프는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향해 주한미군을 거론하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미국의 명분 없는 전쟁에 동참하지 않은 것은 원칙 있는 결정이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한국 내 ‘쿠팡 사태’를 안보 협의와 연계하고, 대북 위성정보 제공을 제한했다. 한국의 대이란 전쟁에 대한 소극적 입장과 무관치 않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미 간 안보·경제 현안과 이란 전쟁은 섞일 일이 아니다. 쿠팡 사태 처리는 한국의 주권적 사안이고, 안보 문제는 한·미 동맹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미국은 한국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호혜적 해법을 찾아야 할 일에 이란 전쟁을 끼워넣는다면 서로에게 득 될 게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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