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1회만, 빈 공간 50% 이하로
친환경 포장재 사용 땐 기준 완화
완충·보랭재는 적용 대상서 제외
예외 품목 늘며 감축 효과 미지수
택배 과대포장 규제가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년간의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앞으로는 과태료가 최대 300만원까지 부과된다. 다만 정부가 규제 예외 품목을 확대한 터라 이 제도가 실제 폐기물량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규제의 핵심은 ‘제품 포장을 1회로 제한하고, 포장 상자 내부의 빈 공간 비율을 50%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다. 물건 포장을 줄이고 물건 크기에 맞는 택배 상자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규제는 연 매출 500억원 이상인 제조·수입·판매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과태료는 1차 위반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최대 30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부과된다. 정부는 규제 시행을 위해 2022년 4월 법을 개정하고 2년의 준비기간에 이어 추가로 2년의 계도기간을 운영했다. 그런데도 지난 3월에는 ‘제품의 포장 재질 및 포장법에 대한 간이 측정방법 고시 개정안’을 통해 예외 범위를 확대했다.
제품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에어캡 등 완충재, 냉동제품의 온도 유지를 위한 보랭재 사용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리·도자기·점토·액체·반(半)액체 상품과 녹는 상품 등의 포장도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2개 이상의 제품을 같이 포장할 때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길거나 납작한 모양을 가진 ‘이형 제품’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할 때는 기준이 완화된다. 재생원료가 20% 이상 포함된 비닐 포장재를 사용하면 상자 내부 빈 공간을 최대 60%까지 허용하고, 종이 완충재를 사용할 때는 70%까지 인정한다.
물류업체가 자동화 설비로 택배를 포장해도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애초 가로·세로·높이의 합이 50㎝ 이하인 상자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자동화 장비 사용 업체에 대해서는 가로·세로·높이 합 60㎝ 이하 박스까지 예외를 인정해 준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택배로 수송되는 상품의 특성과 포장 방식이 다양해 일률적인 규제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우선 도입된 규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 포장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향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총 64억1773만개로 전년 대비 7.75%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택배 물동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