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정진석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보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김태흠 현 지사가 탈당·무소속 출마까지 거론하며 공천에 반대하는 등 당내 반발이 일자 고심하는 모양새다.
박덕흠 공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윤리위 회의가 열리지 않아서 (정 전 실장의 공천 여부를) 논의하지 못했다”며 “공관위에서 7일까지 회의해서 결론을 내겠다고 했으니 윤리위가 그 안에 결론을 내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당내에서는 정 전 실장의 공천을 두고 ‘윤어게인 공천’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김 지사는 이날 TV조선 유튜브에서 “제가 당에 정 전 실장을 공천하게 되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말을 했고 아직 문제 해결이 안 됐다”며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함께 했던 사람이 민주당이 ‘내란 몰이’를 하는 여건 속에서 출마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정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지사의 탈당 카드로 인해 도저히 공천을 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공천을 주기 어려울 것 같다”며 “김 지사를 포함해서 당내 비토(거부)가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30일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윤리위에 복당 신청도 한 상태다. 정 전 실장은 2024년 4월 이완규 전 법제처장과 함상훈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할 당시 대통령실에서 ‘문제없이 인사 검증했다’는 취지의 허위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윤리위가 지난 2일 정 전 실장의 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한 심사 결과를 공관위에 통보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회의를 취소한 바 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란중요업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분이 우리 당 광역시장 후보에 선출됐는데 이분을 공천하면 안 된다고 이의 제기한 사람이 누가 있었나”라며 “윤 대통령과 연관된 다른 공천자들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12·3 내란 당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3차례 바꿔 국회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기소된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실장은 “당 지도부는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에 누구를 투입해야 이길 수 있느냐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우리 당이 장동혁 대표, 몇몇 시장·지사 후보 입맛에 맞춰 경쟁력 1등으로 조사되는 정진석을 잘라낼 만큼의 여유가 있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