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함대’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억류된 브라질 활동가 치아구 아빌라가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법원이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억류된 활동가 2명의 구금 연장을 승인했다. 국제사회는 공해상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나포 행위를 문제 삼으며 즉각적 석방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아슈켈론 치안법원은 스페인 국적 활동가 사이프 아부 케셰크와 브라질 국적 활동가 치아구 아빌라에 대한 구금 기간을 이틀 연장했다. 이스라엘 검찰이 요구한 나흘보다 줄어든 기간이다. 두 사람은 아직 정식 기소되지는 않았다.
이들은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함대’에 탑승해 있다가 지난달 29일 밤 그리스 크레타섬 인근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체포돼 압송됐다. 당시 선단에 타고 있던 170여명의 활동가 가운데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활동가는 석방됐다.
이스라엘 검찰은 두 사람이 ‘전시 적군 지원’과 ‘테러 단체 가담’ 등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관련 단체 ‘해외팔레스타인인대중회의’(PCPA)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케셰크와 아빌라의 변호인단은 두 활동가가 인도적 지원 목적의 활동을 했을 뿐 테러 단체 등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공해상에서 이뤄진 체포 역시 “불법 납치”라며 석방을 요구했다.
법정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가혹 행위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변호인단은 아빌라가 선박 나포 당시 “얼굴을 바닥에 댄 채 끌려다니며 심하게 구타당해 두 차례 의식을 잃었다”고 밝혔다. 케셰크 역시 압송 과정에서 손이 묶이고 눈가리개를 한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를 부인했다.
두 사람은 현재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높은 시크마 교도소에 구금돼 있으며 불법적 구금과 학대에 항의하는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모습. AP연합뉴스
국제사회는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구금을 “불법 구금”으로 규정하고 자국민 석방을 촉구했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이스라엘군의 구호선단 나포를 “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은 그리스 인근 공해상에서 발생한 나포를 문제 삼으며 “인도주의적 임무를 저지하기 위해 그리스 당국이 이스라엘 측과 협력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무드함대는 성명을 통해 “국제·유럽 수역에서 민간인을 강제로 연행한 행위와 신빙성 있는 고문 정황, 적법절차의 부재는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구호선단인 자유함대연합은 이스라엘군의 나포 행위를 규탄하며 전날 이탈리아에서 선박 네 척을 출항시켰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휴전 중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이스라엘의 봉쇄로 식량과 구호물품 반입이 차단된 이후 가자지구의 식량 위기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10월 휴전이 발효됐지만,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구호품 반입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는 밝혔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전투 재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 총참모부 고위 관계자는 자국 매체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휴전 조건이었던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있어 “추가 교전이 거의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