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학년 27% “밤 8시 이후 귀가”
전북 초등학생 10명 중 9명이 방과 후 사교육에 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귀가 시간은 늦어지고 행복지수는 낮아졌다. 아동기 일상이 ‘학습 과밀’과 ‘쉼 결핍’ 구조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가 5일 공개한 ‘전북 어린이 생활과 생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4~6학년의 정규 수업 이후 사교육(방과 후 수업 포함) 참여율이 90.1%에 달했다. 5개 과목 이상을 병행하는 학생도 22.3%였으며 영어·수학 중심의 쏠림 현상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두드러졌다.
사교육 참여 확대는 귀가 시간 지연으로 이어졌다. 일주일 중 가장 늦게 귀가하는 날을 기준으로 오후 6시 이전 귀가 비율은 47.3%로 전년(60.1%)보다 12.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오후 8시 이후 귀가 비율은 27.4%로 나타났다. 특히 6학년은 33.1%가 오후 8시 이후 귀가한다고 답해 방과 후 시간의 상당 부분이 학습에 할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놀이 시간은 부족했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은 일상화된 모습이었다. 평일 ‘거의 놀지 못한다’는 응답은 11.3%였고, 스마트폰 보유율은 93.9%에 달했다. 이 중 절반 이상(50.4%)이 하루 2시간 이상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날 때 가장 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친구들과 놀기(56.7%)가 가장 많이 꼽혔다.
가정 내에서는 소통의 양과 관계의 질 사이 간극도 확인됐다. 가족과 대화가 많다는 응답은 71.2%였지만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비율은 47.7%에 그쳤다.
생활 만족도는 85.3%로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10점 만점 기준인 행복지수는 학년이 오를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가장 큰 고민은 공부·성적(35.5%)이었으며, 미래에 대해 ‘걱정된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48%에 달해 불안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27일 전북지역 초등학교 4~6학년 131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오도영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사교육 참여가 일상화되면서 늦은 귀가와 놀이 시간 부족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관계 형성을 위해 교육·돌봄 환경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